▲쿠바에서 독립운동을 한 이윤상 지사의 딸 레오노르 이 박"뭉우리돌의 바다"에서 '사진 한 장의 힘'이라는 글에 실린 사진이다.
전영선
"대부분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환영해주신다. 후손분들을 만나면 대부분 그 분들의 집으로 가서 촬영을 하는데 집에 꼭 우리 민족과 관련된 소품들을 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분들을 촬영을 할 때는 꼭 반투명하게 찍는다. 사라져버린, 흐릿한 우리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쿠바에서 만난 이윤상 지사의 딸 레오노르 이 박님이 기억에 남는다.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한복을 입고 찍으면 안되겠냐'고 물으시더라. 이내 한복을 입고 나오셨는데 정말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주간경향 인터뷰 중에서)
어떤 책은 재미나 위안이 아니라 '뜻'이 아름다워 찾아 읽게 되기도 한다. '뭉우리돌' 시리즈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책 뒷날개에 적힌 문구는 그 '뜻'을 잘 드러낸다.
"뭉우리돌은 둥굴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이 말은 <백범일지>에 독립운동 정신의 상징으로 나온다.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된 김구에게 일본 순사가 말했다.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 김구는 이 말을 오히려 영광으로 여기며 "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라고 답한다. 이 책의 제목은 전 세계 곳곳에서 뭉우리돌처럼 박혀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그들을 기리며 지었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말하지 않는 역사를 말한다. '표지판 하나 없는 사적지, 이력 하나 쓰여 있지 않은 비석, 무덤조차 쓰지 못한 수많은 무명 투사들 그리고 그곳에서 뿌리를 잃어가는 후손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사진으로 찍어 지금의 우리에게 교과서 밖 잊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역사가 있음을 보여준다.
2017년 인도에서 시작된 작업은 멕시코, 쿠바, 미국, 네덜란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등으로 이어지며 10개국까지 확장되었다. <뭉우리돌의 바다>는 그 첫 번째 책이며 <뭉우리돌의 들녘>은 바다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세 번째 책은 <뭉우리돌의 광야>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김동우 작가에게 국외 독립운동사는 삶이 되고 길이 되었다. 그의 지난한 여정에 작으나마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차인표 작가에게도 축하인사를 전한다.
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김동우 (지은이),
수오서재, 2024
뭉우리돌의 바다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편
김동우 (지은이),
수오서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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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하고 아름다운 나무 같은 사람이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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