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알리는 매미농성장 주변으로 탈피한 매미가 많이 보인다.
유진수
"매에에에~앰"
세종보 천막농성장 주변을 가득 메운 매미소리. 절기가 또 바뀌었다. 초복을 지나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는 언저리다. 장마 때문에 잠시 주춤한 듯 보이지만, 비가 그치면 더위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할 것이다. 한두리대교 밑 농성장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도심만큼 덥지는 않을테지만 바람을 한 줌 움켜잡아서 짜내면 물이 한 움큼씩 나올 듯 습하다.
밤에 들리는 바람소리는 휘파람 같기도 하다. 쉬지 않고 소리를 내며 텐트를 흔들어댄다. 매미들도 쉬지 않고 제 짝을 찾는지 밤새워 울어댄다. 텐트가 뒤집어지고, 단단히 동여맨 그늘막이 찢기고... 바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얼마 전에 경험했기에 더 긴장하고 텐트 안에서 잠을 청하면서도 불침번을 선다.
그래도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새소리와 거세게 황톳빛으로 흐르는 금강을 보며 한숨을 돌린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할 비로소 찾아오는 마음의 평화. 이런 불안한 밤을 지새우면서 80일 넘게 금강을 지켜왔다. 강이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달려온 이 시간들이 헛되지 않기를 기도하며 매일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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