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는 여름이 오면 밤마다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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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따로 자는 것이 어색했지만, 둘 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이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각방을 쓰게 되니 수면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더구나 각자 출근시간도 차이가 있었기에 누군가 먼저 일어나 씻고 준비해도 나머지 사람은 방해받지 않고 계속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각방을 쓴 지 벌써 세 번째 해가 되었고 또다시 여름을 맞이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매트와 이불을 옮겨두었다. 나는 에어컨을 청소했고 아내는 혹시 안방 문 틈 사이로 들어올 수 있는 찬바람을 대비해 여름 이불보다 조금 더 두꺼운 이불을 하나 더 꺼내 놓았다.
부부가 잠잘 때 따로 자는 것을 '수면 이혼'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이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우리처럼 잠을 잘 때만 각방을 쓰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조금 거친 표현의 단어이기는 하지만 장점이 워낙 명확해 오히려 부부 관계에 도움이 된다.
수면 부족은 현대인의 고질적인 문제다. 잠시라도 떨어지면 못 사는 신혼부부라면 모를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면 이혼은 오히려 진짜 이혼을 예방해 줄 듯하다. 우리 부부처럼 체감 온도의 차이로 고민하고 있다면 해답은 각방을 쓰는 것이다. 코골이나 이갈이가 심한다면 더욱더 추천하는 바다.
수면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깨어 있는 동안은 가급적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되 잘 시간이 되면 깔끔하게 헤어지자. 서로의 안정된 수면과 더 활기찬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서 그리고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하여 수면 이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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