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만났다. 회사 창립 55년만의 첫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간 극적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23일 오전 9시부터 경기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임금교섭 타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8일 총파업 이후 15일 만에 노사가 마주하는 자리다. 또 지난달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가 '사후 조정'을 한 이후 처음 열리는 정식 교섭이다.
노조의 요구는 크게 네 가지다. 전 조합원 5.6%(기본 3.5%·성과 2.1%) 인상을 비롯해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 참여 조합원에 대한 합당한 보상, 노조 창립일 유급 휴가 보장 등이다. 반면 회사쪽은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5.1%(기본 3%·성과 2.1%)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임금쪽에선 기본급 0.5% 포인트 차이다. 이밖에 여가포인트 50만원 지급, 의무휴가 사용일수 2일 축소, 노사 상호 협력 등이 회사쪽 내용이다.
노사간 입장 팽팽... '장기 파업 생산차질'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사상 초유의 총파업 속에 노사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관심거리다. 노사간 내용으로만 따지면 간격이 그리 크지 않다는 시각도 많다. 노조의 기본급 인상이 0.5%라는 점과 휴가보장 등은 충분히 협상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노조의 성과급 제도 개선 요구에 대해 회사쪽에선 인사와 경영 사안에 대해선 협상이 불가하다는 방침이 또렷하다.
또 회사쪽은 그동안 임금과 복리후생 등을 노사협의회라는 방식을 통해 결정해 반영해 왔다. 이번 노사간 협상이 타결된다면, 임금단체협상을 체결하는 첫 사례가 된다. 때문에 이는 다른 삼성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쪽 관계자는 "회사는 노조를 인정한다고 외부에 발표만 해왔을뿐, 실질적인 협상장에서의 태도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노사협의회 방식을 고수하면서 직원들을 갈라치기 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사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서 벗어나 파업으로 이어진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변에선 노사간 협상이 재개된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조짐 속에서 자칫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차질을 감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쪽에선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사간의 극한 대립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대외신인도 하락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유력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도 삼성전자 파업 소식을 전하면서, 삼성전자의 위기설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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