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혼자에게" 속 괄호들소제목 아래에는 속눈썹같은 괄호들이 매번 다르게 배치되어 있다.
달 출판사
<혼자가 혼자에게>의 소제목 아래에는 괄호가 등장한다. 그러나 매번 다른 방향과 지점에서 돌아다니는 괄호의 정체가 뭔지, 이게 무엇을 뜻하는 건지 몹시 궁금하다는 질문이 나왔다.
작가는 의외로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면서, 아무 뜻도 없는 장식이니, 머리카락 하나가 묻어있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만약 뭔가 뜻이 있는 것 같다면, 그 뜻을 찾아 논문(?)을 써보라며 자기만의 해석과 뜻찾기를 독려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독자는 출판과정을 자세히까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자기 손에 쥔 책의 무게와 크기, 질감과 색감, 글씨체와 줄간격 등에 예민하게 느끼며 반응한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그 이유는 모르기 때문에, 가끔은 책의 내용에 매료된 것인지, 책의 만듦새에 빠져든 것인지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다.
특히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처럼 사진이 많은 책의 경우, 글과 사진이 작가의 말을 전달하듯이, 의미없는 괄호 하나에도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을 것 같아 뚫어져라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