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인 '장생탄광 몰비상을 역사에 새기는회'는 25일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바닷가에서 장생탄광 수몰사고 지역에 남아 있는 피야(환기구) 조사에 나섰지만 거센 파도로 잠수부를 투입하지 못하고 작업을 중지했다. 새기는회는 일정을 다시 정해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기는회
일제강점기인 1942년 강제로 끌려가 노역을 하다 수몰당한 조선인 136명을 포함한 183명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한 첫 작업이 시작됐지만, 바다는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의 장생탄광에 수몰돼 있는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일본 시민단체 '장생탄광의 몰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회(아래 새기는회)'는 25일 오전 잠수부를 동원해 피야(환기구) 주변을 탐문하는 수중조사에 나섰다. 피야를 통해 갱도로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한 뒤 10월 25일부터 갱도를 열거나 피야를 통한 본격적인 유해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새기는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배 2척을 이용해 피야에 올라설 수 있는 기초공사를 한 후 잠수부를 피야 안으로 들여보내 수중조사가 가능한 지 확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면서 작업을 제대로 진행해 보지도 못하고 철수해야 했다. 이날 작업에서 피야 콘크리트 벽이 무너질 우려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도가 거센 상황에서 배를 피야에 묶어 고정하고 사다리 설치를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7월 31일 다시 작업에 나선다.
새기는회는 당초 드론을 이용해 피야 내부를 확인하고 수중작업이 가능한지를 파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잠수부를 통한 수중조사가 먼저 시행돼야 한다는 드론 회사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날 작업을 준비했다.
피야 내부로 들어가는 일은 굉장히 어려워 오사카에서 7시간을 달려온 수중 동굴 탐사 전문 잠수사들이 나섰지만 파도를 이기지는 못했다.
현장을 기록하고 있는 이재갑 사진작가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오전 7시 30분에 모여 8시부터 작업을 진행했지만 거센 파도가 몰아쳐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오늘 작업은 피야 주변에 발판 등 기초작업을 하고 잠수부가 피야 안으로 들어가 작업이 가능한지 살펴볼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파도가 심해 오전 11시쯤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새기는회는 수중작업과 별도로 오는 10월 25일부터 탄광 갱구 부근을 파고 안전울타리를 설치한 후 갱도 내에 진입해 유골을 찾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5일부터 크라우드펀딩(https://for-good.net/project/1000940)을 통해 800만 엔을 모금하고 있다. 현재 284만 엔(한화 약 2550만 원)이 모였다.
유해 발굴에 한일 양국 모두 외면, 크라우드 펀딩 통해 시민단체 직접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