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물놀이터. 덕분에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권진현
더구나, 곳곳에 비치된 안전요원들 덕분에 마음 편히 놀 수 있었다. 그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친절하고 밝게 아이들을 대해주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3~4세부터 10살 이하 또래의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당일 지켜보니 아이들이 노는 내내 조금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워터 슬라이드, 바닥분수, 대형 풀장 등 다양한 시설을 즐기며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50~60cm 얕은 수심이었지만, 어린아이들을 배려해 튜브를 무료로 대여해 주었다. 둘째와 함께 물속에 있는데 모르는 꼬마 아이들이 갑자기 나에게 장풍을 쏘아댔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낯선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싫지 않았다.
놀이터에는 대략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은 어린 자녀들과 그들의 부모였고, 간혹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보였다. 외국인 가족들도 더러 있었다.
놀면서 사람들의 얼굴을 가만히 살펴봤다. 그들은 하나같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사방이 웃는 얼굴로 가득하니까, 평소엔 딱딱하고 경직돼 있던 내 얼굴에도 조금씩 웃음이 번져갔다. 주야로 격무에 시달려 쪼그라든 마음이 점차 펴지고 회복되는 것 같았다.
일박에 수십 만 원 하는 풀빌라나 펜션에 견주어도 아쉽지 않을 만큼 재밌게 노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대형 워터파크에 비한다면야 다소 시설은 열악하고 스케일도 작았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없다는 듯 아이들은 즐겁게 뛰어놀았다. 놀이터에 도착해서 입장권 팔찌를 받으며 부산에서 왔다고 하자, '멀리서도 오셨다'며 환하게 웃어주던 접수처 직원의 친절함이 참 고마웠다.
성수기 시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가 부담된다면, 자녀들과 함께 근처 물놀이터를 찾아 한 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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