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 차세대전문가협회> 주최, 리더십 포럼의 멘토링 세션5월 31일 ~ 6월 1일 양일간, <한-호 차세대전문가협회>가 주최한 리더십 포럼에 참가했다.
김도희
호주에서 만난 멜번 영사관의 김가혜 전문관님은 "상대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글로벌 커리어를 쌓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언어 능력을 넘어 상대방의 사고방식과 의사 결정 과정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의사소통은 상대방의 의중과 의도를 잘 파악하고, 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전달할 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영사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외교이고, 저는 멜번 영사관에서 방산, 수소, 재생에너지, 핵심 광물, 문화 교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한호 양국을 잇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호주에, 호주의 입장을 한국에 전달하는 것도 핵심 업무 중 하나죠.
그런데, 이 일은 단순한 통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과 호주가 언어도 다르지만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화법, 의사 결정 과정 등 많은 것이 다르기에, 이를 바탕으로 상대가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진짜 의미를 파악해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만 대화를 통해 유의미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국내 대기업 및 공기업에서 17년 근무 후, 현재는 호주의 광산 대기업에서 아시아 국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총괄하는 한 한국인 멘토의 말도 비슷하다. 익명을 요청한 그는 "해외에 나오는 한국 청년들이 우리의 문화적 유산을 더 소중히 여기고 깊이 이해하면, 더 많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에서 일할 때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인으로서 가진 문화적 유산을 잘 이해하고 그 맥락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에 진출하거나, 한국 기관이나 기업과 협력하려는 외국 파트너가 많아요. 그런데, 그분들은 한국이나 한국 비즈니스 문화에 대해 잘 몰라요. 이 차이를 메꿀 수 있는 사람은 한국과 호주의 사회 문화를 잘 이해하는 뛰어난 문화적 소양을 지닌 사람입니다.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은 해외에서 한국과 여러 나라를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실제 호주 내 Australia Korea Business Council(AKBC)와 Asialink라는 정부 기관에서는 아시아와 비즈니스를 하는 호주 리더들의 문화적 소양 계발을 위해, 한국 및 아시아 국가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정부 차원에서 이런 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바쁜 리더들이 시간을 쪼개서라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꼭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가능하다
호주는 전 세계 이민자들이 건너와 만든 나라로, 현재 인구의 3분의 1이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자란 호주인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
이런 다문화적인 경험은 호주 사람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길러 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타인에 대한 관용과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소위 '단일 민족' 사회에서 자란 우리는 어떻게 문화적 소양을 계발할 수 있을까?
법무부 체류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이미 25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거주자가 있다. 이미 우리 주변에 전 세계가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문화적 소양을 키울 수 있다.
최근 국내 학교에서도 주한 대사관이나 NGO와 협력해 학생들에게 정규 교과 외에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건 긍정적인 변화다. 나는 지난 12월 경기도 용인의 두 개의 중학교에서 다른 나라 문화와 나의 해외 경험을 나누는 수업을 6차례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