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관 224호. 국회사무처는 지난 6월 27일 해당 사무실이 조국혁신당 몫으로 배정됐음을 안내했지만, 국민의힘은 현재까지도 사무실을 정리하지 않고 있다.
남소연
사실이라면 공연히 생사람을 잡은 셈이다. 부리나케 조국혁신당에도 상황 설명을 요청했다. 그런데 또 다른 이야기가 돌아왔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예방을 거절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 당의 공간 정리가 안돼 예방을 미루자고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사건의 발단은 '국회 사무실 점유' 공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로 사용되던 공간인 국회 본관 224호는 현재 조국혁신당 몫으로 배정된 상태다. 국회사무처는 이런 내용이 담긴 '비교섭단체 등 사무실 재배정 통보' 공문을 지난 6월 27일 송부했는데, 국민의힘이 현재까지도 해당 사무실을 비우지 않고 있어 갈등이 생긴 것이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우리 공간을 그렇게 무단 점유하고 있는데 인사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우리는 '사무실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러 오시라'고 한 건데, 국민의힘 측은 그 말을 거절로 받아들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단 점유 문제가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예방 받을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실 문제로 줄다리기를 벌인 양당은 사실 물리적 거리로는 너무나 가까운 이웃이다. 조국혁신당은 본관 223호부터 225호까지의 공간을 배정받았는데 바로 옆 226호에는 국민의힘 당 대표실이 있다. 한동훈 대표와 조국 대표가 화장실을 가다가도 만날 수 있는 거리다.
이사 가기로 한 국민의힘... 조만간 집들이 겸 회동 이뤄지기를
양당의 공간 점유 갈등은 곧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 한동훈 대표가 2일 전격적으로 국회 사무처 요구대로 본관 대표실 이전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한 대표는 오늘 국회 본관 대표실 이전 관련 보고를 처음 받고 '국회 사무처가 불편하지 않게 모두 양보해 주라'고 지시했다"며 "국민의힘은 조만간 국회 본관 대표실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이후 국민의힘 실무진은 동선 및 의전 등 문제로 국회사무처가 요구해 온 대표실 이전 문제를 강하게 반대해 온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방을 못 뺀 것은 이런 당내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었다.
국민의힘이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를 나가게 되면 조국혁신당도 곧바로 사무실 정리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 단장을 마친 조국혁신당의 사무실에서 집들이 겸 그동안 미뤄져 오던 양당 대표들의 만남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개혁신당과 진보당 등 다른 원내 야당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