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봉호유람선을 타고 깊숙이 들어가면 노래를 불러주는 현지인이 있다.
이율
필자는 천자산 인근에 다다라 물어물어 등반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고 나서야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참을 걸어 올라 비로소 공중전원과 아바타 봉을 비롯한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색적이고 장엄한 풍경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것이 필자를 압도해 몇 분간 멍하니 입을 벌리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사진에 풍경을 담을 수 있었고, 잠시 동안 사색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런 천하절경(天下绝景)을 보고 자라면 누군가는 천하를 움켜쥐리라 야망을 품게되고 또 어떤 이는 깨달은 바가 있어 학문을 하며 신선이 될 터이니 참으로 인류사의 보배가 아닐 수 없겠구나.'
춘추전국시기, 항우와 유방의 초한쟁패기, 유비와 조조 그리고 손권의 삼국전투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장가계를 비롯해 중국 전역의 천하절경을 보며 꿈의 싹을 틔웠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난세에 영웅과 현자가 등장했던 것이리라.
그 때문인지 현재에 이르러서는 노인들이 삶을 돌아보려 말년에 주로 찾게 되는 이 험준한 곳에 어린 자녀를 데려오는 중국 부모들이 종종 눈에 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다만 자녀를 꼭 끌어안고 멀리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았을 때 확신이 들었다. 분명 저 너머에 있는 원대한 이상을 자녀에게 일깨워 주고, 꿈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