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철거 기원탑
박은영
'세종보 해체 기원'
세종시민 우인정씨는 세종보 천막농성장 앞 금강변에 나와 리코더 연습을 한다. 오후에 부는 시원한 강바람을 쐬러 천막농성장을 찾았는데 한동안 돌을 고르더니 금세 멋진 탑을 쌓았다. 정성스레 하나하나 괴어서 촘촘하게 쌓은 돌탑을 보니 내 마음이 다 든든하다. 저 탑이 그대로 있다면 세종보 해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더위에 여기에 어떻게 있냐고 걱정하며 발걸음하는 이들이 있어 팥빙수도 먹고, 시원한 커피도 마시며 금강의 불타는 저녁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이뿐인가. 흰뺨검둥오리가 저녁인데 어디를 그렇게 서두르는지 부지런히 강 저편으로 날아간다. 할미새들은 바쁘게 강변을 오가며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만난 이 강의 풍경이 또 감사한 하루다.
오후 7시가 되자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입추가 지났다. 야간에 농성하는 이들도 전보다 한결 낫다고 이구동성이다. 이렇게 또 한 계절이 강물과 함께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4월 30일에 이곳에 농성천막을 치지 않았다면 꽉 막혀있을 강이다. 말없이 흐르는 강이 말을 하는듯하다. 세종보가 담수됐다면 녹조도 창궐하고 악취도 진동했을 것이라고.
금호강 팔현습지… 수리 부엉이의 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