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으로 검찰에 고발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
그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일 때 얘기다. '4조 5000억 원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2018년 5월, 김경율 소장은 누구보다 진실 규명에 진심이었다. 경제부에서 취재하던 기자는 금융당국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도 모두 회피하는 상황에서 회계사인 김 소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와 주고받은 카톡, 통화가 족히 100여 통은 넘을 터다. 급한 마음에 불쑥 예고 없이 연락하더라도 항상 친절하고,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준 그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는 단순히 한 회사의 회계 부정으로만 볼 건이 아니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짧게 언급하자면,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돌연 약 1조 9000억 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부풀린 결과였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조사 끝에 이렇게 최종 결론을 내렸다.
같은 해 5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삼성물산의 주식은 없고, 제일모직의 지분은 23.23%나 가지고 있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유리하게 결정됐다.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약 46%를 가진 상태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불법적인 분식회계를 감행한 것은 결국 이재용 회장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무렵이었던 2018년 7월, 김경율 소장과 나눈 통화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에 대한 최종 결론은 미룬 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 누락만 문제 삼아 제재를 내린 다음 날이었다.
김 소장은 기자에게 "이재용 재판과의 연관성을 따지면 공시 누락이 직접적으로 더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오히려 공시누락 건이 삼성의 경영승계 과정과 더 깊은 연관이 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더 미칠 수 있어, 삼성 입장에서는 오히려 허를 찔린 격이라는 분석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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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같은 해 11월에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고,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다.
삼바 수사, 윤석열·한동훈·이복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