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여름, 몽골에서 만난 아이와 방카르몽골의 아이는 40kg에 육박하는 방카르에 비해 힘이 약하고, 폭력없이도 교감하고 리드하고 있었다.
최민혁
이 '개는 개답게'라는 말은 다른 곳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요즘과 같은 한여름에 시골에서 사는 개들의 처참한 환경들을 마주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이 날씨에 물이 더위로 말라 버렸거나 이끼가 잔뜩 껴있거나, 잔반 섞인 밥에는 파리와 벌레가 가득한 현장을 말이다.
내 기억엔 유난히 더웠던 작년 8월 이 즈음, 교외지로 교육하러 갔다가 물이 없어 힘이 하나도 없는 진돗개를 보았다. 해를 피할 곳도 없고, 2m 남짓 줄에 개집은 플라스틱이어서 열이 빠지지 않아 찜질방이 따로 없었다.
나는 인근 마트에서 생수를 사서 물그릇에 담아주었다. 그러자 물을 게눈 감추듯 모두 마셨다. 일어서려던 차에 주인으로 보이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시다가 오셨다.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물 하나 샀다가 개도 목말라 보여서 줬다고 하니까 오히려 웃으시면서 내게 말했다. "놔둬요. 개는 개답게 키워야지~" 나는 그 순간 어떤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내가 교육을 하는 보호자님들이나 내가 만드는 다양한 콘텐츠들에서 늘 '개는 개답게'란 말을 하며 강조한다. 하지만, 같은 말이어도 의미가 전혀 다르다.
'개는 개답게'라는 말은 개를 폭력으로 패서 말을 듣게 하라는 것도 아니고, 물을 제때 주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개를 개답게 키운다는 것은 개라는 동물을 충분히 공부하여 개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교육, 관리하며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개를 개답게 키우려면 더 세심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개는 개답게'라는 말은 자주들 하는 행동처럼 개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행동을 합리화할 때에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극으로 가는 사람들
그런데 사람들은 극과 극만을 생각하는 듯하다. 이를테면, 발로 차는 방법이 폭력적이라는 말하는 순간 상대를 마음대로 낙인 찍어버리는 것이다. '개에게 무조건 오냐오냐만 하며 개를 간식으로만 훈련하고, 사람보다 개가 우선인 사람, 문제행동을 방치하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나는 누구보다 보호자의 책임을 강조하고, 제대로 키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개의 폭력 성향과 기본적인 관리를 못 하는 사람을 비판하지만, 항상 예뻐만 하고 본인만 생각해서 짖거나 공격해도 어떤 제어도 못 하는 사람들도 누구보다 자주 만나고 바로 잡으려고 노력한다.
훈련사마다 조금씩 철학은 다르지만, 간식만 주면서 '오구오구' 다 용납하는 사람은 없다. 칭찬과 간식 보상은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통제는 필요한 상황에 개의 신체에 상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으로 활용하는 것이 전문가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개가 다른 개를 보고 짖는다면, 이 개가 비교적 반응이 덜하게끔 충분히 거리를 둔 상황에서부터 기다리게 하는 조절 능력을 키운다든지, 아니면 그전에 내 옆에 따라 걸을 수 있고, 특정 신호에 나를 쳐다보게 하는 등의 산책 교육을 실내 또는 조용한 곳에서 먼저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