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성산구 삼동동에 있는 늘푸른전당 외부 전경. 창원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곳으로 실내수영장, 헬스장, 체육관 등을 갖추고 있다. / 박정연 기자
경남도민일보
"8년 동안 수영했는데 뜨거운 물에서 수영하기는 난생처음이에요."
19일 창원시 성산구 늘푸른전당 앞에는 수영 강습을 받고 나오는 시민으로 붐볐다. 김순영(65·반지동)씨는 "수영을 하는데 물이 뜨거워서 그런지 갑갑해서 힘들었다"며 "일부 회원 중에는 힘에 부쳐서 강습 중간에 나가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휴게실에 모여 있던 회원들은 "미지근한 정도가 아니라 온탕 수준이다", "탈수 반응이 심해서 며칠 수영을 쉬고 나왔다"며 사정을 전했다.
창원시설공단 실내수영장 적정 수온 기준은 여름철 29~30도, 겨울철 28도이다. 겨울철은 바깥 날씨가 추워 수온이 1도가 낮아도 체감 온도는 더 높다.
이날 늘푸른전당 실내수영장 수온은 31도였다. 늘푸른전당 관계자는 "8월 첫째 주에는 32.0에서 최고 32.4까지 올라간 적이 있는데 열회수시스템이 없는 시설 수영장은 공통적인 민원"이라며 "상대적으로 겨울철보다 여름철 수온 관리에 애로가 많은데 올해 여름은 폭염이 길어지면서 이용에 불편을 빚게 됐다"고 설명했다.
늘푸른전당은 지난 7일 '냉각설비가 구축되지 않아 수온 조절에 어려움이 있으며 순환펌프 배수 시간을 확대해 수영장 관리에 만전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여름철 수온 관리, 근원적인 해결 어려워
시설공단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 올라온 실내수영장 수온 문제는 의창스포츠센터도 마찬가지다. 이들 수영장의 문제점은 물탱크에 저장된 물을 공급하는데,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물이 30도 이하로 식지 않는다는 점이다. 19일 실내수영장 수온이 의창스포츠센터는 32.1도였으나 성산스포츠센터는 29.7도로 2도 이상 차이가 났다.
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수영장 14곳 중에서 열회수시스템을 갖춘 6곳(창원실내수영장, 시민생활체육관, 성산스포츠센터, 우리누리청소년문화센터, 마산올림픽기념관수영장, 진해국민체육센터) 이외에는 여름철 수온 관리를 할 수 없다. 겨울철에는 온수 기능이 있는 열교환기가 14곳 모두 갖춰져 문제가 없다.
시설공단 안전팀 관계자는 "수온 문제 민원 발생으로 7일과 16일 점검 방문을 나갔으며 물탱크에 저장하는 방식이 아닌 직수로 공급해 온도를 최대한 낮추려고 조치하고 있다"며 "열회수시스템을 갖춘 곳과 달리 여름철 수온 관리에 근원적인 해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는 높은 온도에서 수영하면 탈수 반응을 비롯해 심하면 온열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박철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부원장은 "수영장 수온이 상승하면 평소와 같은 운동량에도 땀 배출 속도가 증가하며 과도한 땀 배출은 탈수를 유발하고 근육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외부적인 환경 요인으로 체온이 너무 높게 올라가면 열탈진·열경련·열사병 등 온열 질환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영장 수온이 높더라도 수영장을 휴장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시설공단 안전팀 관계자는 "수질 문제가 발생하면 휴장을 하는 등 관련 조치가 이뤄질 수 있지만 수온과 관련한 규정은 없다"며 "열회수시스템도 균형적으로 갖출 필요가 있고 여름철 실내수영장 수온 문제와 관련한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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