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항'7말 8초' 북적이는 전남 신안 흑산도항여객선터미널.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은 비금·도초도, 흑산도를 거쳐 최종 목적지 홍도에 다다른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2시간, 홍도까지는 2시간 30분 소요된다. 쾌속선은 2층으로 돼 있으며 좌석은 350석 안팎이다. 2024. 8. 1
김형호
'7말 8초' 한여름, 그 섬을 다시 찾았다. 섬 중의 섬, 흑산도(黑山島). 시속 50㎞로 내달리는 쾌속선에 몸을 싣고 목포항을 출발해 꼬박 2시간 내달려야 도착하는 그 섬을 나는 5년 만에 다시 찾았다. 5년 전 첫 방문이 단순 관광이었다면 이번은 목적이 따로 있었다. 자산어보(玆山魚譜) 유산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자산어보는 정약전(1758~1816)이 집필한 한국 최초 해양생물 백과사전이다. 그는 조선 순조 원년(1801년)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유박해 때 흑산도에 유배돼 1814년까지 머물렀다. 이어 1814년 우이도로 거처를 를 옮겼다가 1816년 사망했다. 흑산도에 머물던 시기 정약전은 흑산청년 장창대의 도움을 받아 총 226가지의 생물종을 담은 어보(魚譜)를 펴냈다. 집필 과정은 이준익 감독이 2021년 내놓은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31일 오전, 여객선터미널로 마중 나온 이곳 토박이 이영일(57·자산어보 마을학교 대표)씨와 이른 점심으로 배를 채우고 답사에 나섰다. 고래 흔적을 찾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