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아 타워에서 항으로 걸어가기
제스혜영
솔직히 나는 '국제 약물 남용 인식의 날'이 있는지도 몰랐다. 남편이 간다 길래 그저 따라나섰다. 스물 명 넘은 사람들이 알로아 타워(Alloa Tower)로 모였다. '회복 스코틀랜'드에서 자원봉사를 한다는 릴리가 보라색 리본을 나누어 주었다. '보라색'은 회복을 상징한단다. 우리는 보라색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그리고 존이 나눠줬던 하얀 장미를 손에 쥐고 알로아 타워에서 멀지 않은 항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수년간 마약복용을 했다던 폴을 만났다. 그는 마약을 몇 달간 끊었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했고 다음 주 목요일엔 뉴캐슬(Newcastle)에 있는 마약재활센터로 6개월 동안 머물 거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빌리는 1년 동안 마약재활센터에 있었다며 그 덕에 마약을 끊을 수 있었다고 했다. 빌리는 폴에게 잘 할 수 있을거라며 어깨를 두들겨주었다.
마이클이라는 사람도 만났다. 그도 몇 년동안 마약을 복용했다가 몇 달 전 부터 중단했다고 한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백발의 할아버지는 쉽지 않았을 결정을 했다며 훌륭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마이클을 향한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벌써 알로아항에 도착했다. 먼저는 '스코틀랜드 가족'(Scottish Families)이라는 자선단체에서 가빈이 오프닝 연설을 했다. 가빈은 자신의 동생이 마약으로 죽었다고 했다. 동생은 스마트하고 유머가 많은 사람이었다. 동생은 마약을 중단하고자 무단히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마약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고 사별하는 데 무척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차가운 주변의 시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술과 마약에 영향을 받은 가족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그들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27살 아만다가 자신이 지은 시를 낭독했다. 아만다의 엄마는 최근에 알콜과다로 목숨을 잃었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회복 스코틀랜드' 자선단체에서 운영하는 돌봄(약물과 알콜 중독자를 위한)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그의 시에는 사랑하는사람을 기억하는 기쁨이 있었고 잃어버린 사람을 보내야만 하는 슬픔도 있었다. 또한 앞으로 살아가야 할 희망도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목사님이 성경을 읽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행복한 쉼 얻기를 원하신다."(마태복음 11:28-30)
그는 잃어버린 사람들을 향해 마음으로 동정하고 행복한 쉼을 얻도록 그들의 가정을 위로하고 기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