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골프장 보수공사 중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있다.
임도훈
"그라운드 골프장 뭐 공사하나 봐요."
세종 한두리대교 아래 그라운드 골프장 인조잔디를 걷어내서 톤 마대에 담은 모습을 보고 세종보 천막농성 방문자들이 오며가며 한마디씩 한다. 천막농성장에 애정이 많은 분들은 왜 화장실은 안 고치냐고 한 마디를 더 붙인다. 이번 장마에 큰 비로 잠긴 곳인데 다시 인조잔디를 걷어서 새로 깐다고 하니, 내년에 비가 오면 또 보수공사를 하는 거냐고 묻는다.
이 그라운드골프장과 야구장 등 수해로 인해 훼손된 세종 스포츠 공원 일대를 새롭게 단장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만 20여억 원. 앞으로 기후위기로 큰 비는 여름마다 쏟아질 텐데 올해처럼 그라운드 골프장, 야구장까지 차오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매번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게 맞을지, 차라리 안전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한 게 아닐까?
아직 뜨거운 한낮의 태양과 폭염주의보 문자를 보면서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도시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지자체가 이런 소모성 공사보다는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입는 이들을 위해 예산을 써야 하지 않을까.
전국에 울려 퍼진 기후정의의 목소리 … 생태학살을 멈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