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두미도 섬 지도.
윤성효
"커갈수록 사회성이 더 필요할 것인데"
예원이 아버지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이가 어리다 보니 아직 부모의 돌봄이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걱정이 크다.
"(예원이를) 엄마아빠 품에서 가르치고 있지만, 선생님과 또래들과 어울려서 사회성도 길러야 한다. 그런 부분이 부족해 안타깝고 빨리 해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커갈수록 사회성이 더 필요할 것인데..."
월‧목요일 운항하는 배로도 등교 시간을 맞출 수 없다고 한다. 예원이 아버지는 "월‧목요일에 오는 배는 통영에서 아침 6시 50분에 출항하고, 두미도에는 8시 10분에 나간다. 그러면 욕지도에는 9시 20분께 도착한다"라며 "적어도 8시 반까지는 학교에 도착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월‧목요일 운항하는 배는 두미도에서 바로 욕지도로 가지 않고 중간에 노대섬을 거친다. 아버지는 "두미도 주민들은 배가 많이 없다 보니 불편하다"라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살기 좋은 섬답게 주민들의 교통환경도 달라져야 한다. 배편이 더 증설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예원이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민들의 바람이다.
하나의 방편으로 '해상(수상)택시' 내지 새 도선의 통학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것 또한 쉽지 않다. 배를 새로 만들어야 하고, 운항비용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경남도청, 통영시청, 통영교육지원청은 예원이 통학 문제뿐만 아니라 두미도 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계속 관련 기관과 고민, 논의를 하고 있다"
경남도청 섬발전지원과 관계자는 "배를 새로 건조하면 들어가는 유지관리비용, 사고 처리 등에 있어 책임 문제가 따를 수 있고, 배 건조에 대해 기획재정부에서 아직 확답이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며 "유지관리비용을 통영시가 맡는다면 기재부에 신청을 해 볼 수 있다. 통영시가 아직 하지 않겠다고 한 게 아닌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상택시를 운항한다고 하더라도 '왜 두미도만 해주느냐'는 말이 다른 섬 주민들 사이에서 나올 수 있다. 항로를 바꾸는 문제도 시간이 더 걸리고, 귀항지 주민들의 동의도 거쳐야 하는 등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행정에서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 예원이 통학을 포함해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관련 기관과 계속 고민‧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통영시청 해양산업과 해양정책팀 관계자는 "배 건조와 운영비가 상당히 들어갈 것이다. 아이가 매일 다닐 수 있는 배를 운항하면 주민들도 같이 다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라며 "수상택시 내지 낚시어선가 거론되기도 하는데, 학생 통학 관련이라 교육청이 맡아야 할 부분이다. 중앙부처를 비롯해 여러 기관과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통영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이 하숙하면 지원을 할 수 있는데, 어린 아이라 부모와 떨어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중학교 정도에 들어가면 가능할 것이라 본다"라며 "수상택시도 생각을 해보고 있는데 안전 확보 등 여러 문제가 있다. 통학선을 할 경우 배를 건조를 하는데 시간도 걸리고 앞으로 운항할 경우 운영비, 인건비 문제도 있다"라고 했다.
그는 "통영에 섬이 많고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가 많다. 두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섬 주민들도 (개선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라며 "아이가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건 맞는데, 관계 기관들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원이의 수업 일수 관련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일정한 출석일수를 채우지 않으면 학력 인정을 받을 수 없지만, 홈스쿨을 해서 학년 진급을 하려면 평가위원회를 통해 평가 과정을 거치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섬 전문가 윤미숙 작가는 "국가는 아이를 낳자고 수백억 원의 예산을 퍼붓는다. 한 사람의 학생이 있지만, 학교가 있는 섬으로 가는 교통편이 없어 재택수업을 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섬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두미도는 경남도가 선정한 '살고 싶은 섬'이다. 최근에는 5개국의 이민자들이 귀어촌 한 특별한 곳이고, 현재 30대의 귀촌도 이뤄져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특별한 섬이다. 바다의 땅 통영, 섬의 도시 통영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들이 더 적극 나서서 예원이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