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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삽도 못 뗀 서산성 발굴... "소유주 마음 못 열어"

지난해 정밀지표조사 마쳤지만 소유주 거부로 지연, 옥천군 "설득작업 나설 것"

등록 2024.09.19 11:28수정 2024.09.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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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정밀지표조사를 마치며 기대를 모은 서산성 발굴조사가 토지 소유주 1명의 사용허락을 받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항공에서 찍은 서산성 전경(사진제공: 옥천군).
지난해 정밀지표조사를 마치며 기대를 모은 서산성 발굴조사가 토지 소유주 1명의 사용허락을 받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항공에서 찍은 서산성 전경(사진제공: 옥천군).옥천신문

삼국시대 관산성으로 유력하게 지목되는 서산성의 발굴사업이 토지주의 허락을 받지 못해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유적의 추가 훼손을 막으려면 군이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읍 서정리~문정리 일대 위치한 서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였던 관산성으로 유력하게 지목된다. 오래전부터 일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발굴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을 정도로 군과 주민 모두 역사적 중요성을 인지하는 상태다.


이에 지난해 2월 옥천군은 예산 1억 원으로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과 업무위탁협약을 맺고 서산성 사적 지정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며 지표조사에 정밀 측량까지 마쳤다. 같은해 8월에는 군과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이 주최·주관한 '관산성 전투와 옥천 서산성의 조사연구 및 향후과제' 학술대회가 열렸다. 당시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서문영 주임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육안으로 확인되는 현황을 파악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번 지표조사의 성과를 실체화하기 위해서는 발굴조사 및 추가적인 조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후 군은 곧장 발굴 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산성 발굴조사는 서산성 일대 복수의 토지 소유주 중 1명이 토지사용을 거부하고 있어 첫 삽도 떼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문화관광과 이수정 학예사는 "실무자 선에서 소유주의 마음을 열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직 여건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우선 서산성은 정밀지표조사를 마친 상태로 두고 주변 산성의 지표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당장은 이성산성의 사적 승격을 위한 내년 예산을 도에 신청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향토사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며 군이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옥천군향토전시관 전순표 관장은 "사유재산 사용을 설득하는 일은 어렵지만 군이 더 적극적으로 토지 소유주들에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서산성은 요지에 위치한 읍성으로서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옥천향토사연구회 황건하 회장은 "서산성에 대한 군의 의지를 고무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성산성 역시 토지주 문제가 있었고 지표조사를 마친 다음에 이 같은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지표조사 후 멈춤' 반복은 예산 낭비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경부고속도로 개설 과정서 일부 훼손이 있었다. 발굴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추가 훼손을 막고 지자체가 활용방안을 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에 옥천군의회 박한범 의원은 "관련 법규나 현재 사업 진행상황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문화관광과 최영찬 과장은 "서산성뿐 아니라 다른 유적서도 비슷한 일들이 있다. 사유재산 내 발굴을 강제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지만 군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설득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옥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서산성 #향토역사 #산성 #삼국시대 #접경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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