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장 건너편 백로, 가마우지가 쉬고 있는 모습
임도훈
'댐을 만든다', '담수해서 관광수익을 내보겠다'고 말하는 국가와 지자체를 보며 강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지 눈앞이 캄캄하다. 세종보 재가동으로 강을 틀어막으려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천막을 치고 140여 일을 버티면서도, 계속해서 강을 개발의 도구로 보고 파괴하려는 움직임들을 접할 때마다 같은 생각을 한다. 강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까.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보 처리방안도 취소하며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뒤흔들 때 투쟁하는 이들을 힘 빠지게 하는 말은 '다음 정권에서 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강을 지키는 일은 어떤 정권은 할 수 있고, 어떤 정권은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환경을 잘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 아닌가. 당장 강의 생명이 수장되고 파헤쳐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손 놓고 다음을 말한다는 것은 강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다.
지금 지켜야 한다. 그것 때문에 천막 농성이 140여 일을 이어왔다. 인간의 탐욕으로 그 속살을 파헤쳐도 말 없는 그 강의 권리를 오히려 권력이 아니라 그 곁을 기대 살아가는 우리가 대신 외쳐야 하는 일이다. 강은 살아있고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