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의 한 도로. 농민 A씨가 벼를 수확하기 위해 트럭에 콤바인을 싣고 가고 있다. A씨는 트럭을 잠시 세우고 <오마이뉴스>의 인터뷰에 응했다.
이재환
홍성군 서부면 중리에서는 트럭에 콤바인을 싣고 벼를 수확하러 가고 있는 A씨를 만났다. A씨는 트럭을 잠시 세우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지난 폭우로 벼가 쓰러진 곳이 많다. 어떻게든 벼를 수확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업 시간이 두배 혹은 세배 정도 더 걸리는 것이 문제"라며 "벼가 도복돼 있을 경우 1500평 논을 기준으로 벼를 베는 데 '기본 3시간'은 걸린다. 기계(콤바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상당한 손해"라고 호소했다.
폭우로 인한 벼의 도복 피해 뿐 아니라 올해는 유난히 벼멸구와 같은 병충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지속된 고온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종협 보령시 농민회장(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은 "보령 지역에서도 예년에 비해서 벼멸구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몇 년 동안 벼멸구 피해가 없었는데 올해 유독 심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 계속된 고온 현상이 원인으로 보인다. 논산이나 부여도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령은 이제 막 벼멸구 피해가 시작됐다. 피해 규모를 가늠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벼멸구가 벼의 진액을 다 빨아 먹으면 결국 쭉정이가 된다"면서 "보령 지역은 보통 10월 초에 벼를 벤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벼를 수확하는 농가도 있다. 더 늦기 전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벼를 베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에선 올해 풍년이라는데... 현실 모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