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배포한 행사 사진9시 개막식 행사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
충분한 소통과 준비 없이 진행된 행사
어쩌면 이는 예상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제주도는 지난 9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행사 계획을 알렸다. 제주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28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제주시 연북로 일부 구간에서 차 없는 거리 걷기 '걷는 즐거움, 숨쉬는 제주!' 행사를 개최한다"며 "도로가 자동차만의 전유물이 아닌 보행자,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 등 모든 도민이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보도자료는 행사의 취지만 거창하게 소개할 뿐, 도민들과의 공론 과정을 통해 이 행사를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은 담지 않았다.
제주도는 이 행사 추진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범도민 걷기 추진협의회'를 결성하고 9월 6일 첫 회의를 열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오영훈 지사는 9월 6일 진행된 '제주특별자치도 범도민 걷기 추진협의회' 1차 회의에서 "불편하지 않으면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지 않는다"며 자동차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해서 자동차를 줄이고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제주도가 모델로 삼았다는 시클로비아처럼 차 없는 도로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공론 과정을 통해 도민들이 취지에 공감하여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다.
제주도는 이번 행사에 대해 사전에 공론 과정도 진행하지 않고 계획 먼저 발표했다. 짧은 시간에 행사를 준비하고 치러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고 주택가에서 멀어서 주민 반발이 적고 통제가 쉬운 외곽 장소를 고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