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9월 27일 오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때 구속된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9월 현재까지 계속 구속 상태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2일 이화영 전 부지사를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가 지난해 7월 12일 이 전 부지사와 변호사(현재 사임)의 구치소 접견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입수했다. 수원구치소 변호인 접견실에서 단 둘이 약 40분간 이루어진 접견에서 이 전 부지사는 검찰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회유와 압박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 시점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과 관련해 자신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루 사실을 진술한 직후로, 검찰에 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하던 시기다.
현재 수원지방검찰청은 "이화영 피고인을 회유·압박하여 진술을 번복시키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 한 것은 이화영의 배우자와 민주당 관계자"(23일 입장문)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협조하던 시기에 자신의 변호인에게 털어놓는 내용은 검찰의 주장과 정반대다. 당시 이야기를 직접 들은 김형태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그해 8월 8일 법정에서 검찰 측의 회유·압박을 주장하며 다투려고 했으나, 이 전 부지사가 만류하면서 변호인에서 사임했다.
이 전 부지사의 현재 변호인은 지난 26일 항소심 재판부에 이 녹취록을 제출했다.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2023. 7. 12. 접견 과정에서의 발언은 검찰의 압박 속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이화영 피고인이 신뢰할 수 있었던 김형태 변호사를 만나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가장 진실에 가까운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7월 12일이 왜 중요한가
이 녹취록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접견 시점이다. 2023년 7월 12일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게 방북 관련 도움을 요청했고, 쌍방울이 대북송금을 대납했고, 이재명 전 지사에게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직후이자,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정신차리라"고 소리치기(7월 25일) 전이다. 이후 9월 7일 재판부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를 통해 자신의 검찰 진술을 전면 부인하기까지 약 두달간, 이 전 부지사는 검찰에 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때로는 그와 반대되는 내용의 편지를 외부에 보내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은 검찰 문서에서도 확인된다. 수원지검은 '민주당이 이화영을 회유했다'는 관점에서 경과를 정리한 문서('이화영에 대한 주변인물들의 회유 경과'. 아래 이미지 참고)를 그동안 몇차례 언론에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6월 9일부터 검찰에 협조적인 진술을 시작해 6월 30일 완료했는데, 민주당 측은 7월 13일부터 최측근과 배우자 회유를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다. 민주당의 회유는 그해 8월 계속 실패하다가 9월 7일 성공했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즉, 접견이 있었던 2023년 7월 12일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협조적인 때이자, 검찰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의 회유가 시작되기도 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