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민음사
이 책의 저자 장강명은 2011년 <표백>으로 한겨레 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래 여러 저작으로 한국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쳐왔다. <표백>을 통해 청년 세대의 자살 문제를 다뤘고 <댓글부대>로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을 다루는 등 작가는 문학으로 시대의 맥을 짚고 현대사회의 복잡성을 예리하게 탐구한다.
<한국이 싫어서>를 읽고 나는 한국의 청년들이 어쩌면 떠나도록 내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까, 다른 어떤 곳에서는 미래가 보일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품게 되는 거다.
아니면, 한국에서 초라한 자신의 현실을 들키기 싫어 어디 다른 곳으로 숨으러 가는 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 책 역시 우리가 주인공 계나의 이야기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상황으로 시선을 확장하게 한다.
장강명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싫어서>를 쓸 당시 계나를 주체적인 인물로 묘사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 9월 16일, 작가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직접 물었다. 최근 한국을 떠나는 수많은 젊은이들도,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으로 떠나는 것 같냐고 말이다(관련 기사:
데뷔 14년 차인데도 여전히 필사 한다는 작가 https://omn.kr/2ae52 ).
작가는 대답했다.
"도망가는 사람도 많죠. 계나도 처음에는 도피처럼 갔어요. 소설을 통해 계나가 변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계나는 처음에는 한국이 싫어 호주로 도망쳤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러 계나가 다시 한 번 떠나는 선택을 할 때, 그건 도망이 아니었다. 계나는 그간 자신에 대해 좀 더 알게 됐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환경으로 가서 인생을 꾸려보려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