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구정면의 황금들녘
진재중
가을 들녘은 벼가 무르익어 황금빛으로 가득 차 있지만, 메뚜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이 아름다운 시기에 메뚜기들은 푸른 풀밭을 뛰놀며 경쾌한 소리를 냈지만, 이제는 그 소리가 사라져 고요함만이 감돈다.
메뚜기는 가을의 상징이자 농촌의 소중한 친구로, 그들이 뛰놀던 들판은 항상 생명력으로 가득했으며, 그 소리는 가을의 도래를 알렸다. 그러나 올해는 그들이 사라져 빈자리만 남았다.
사람이 걷는 발자국 소리조차 메뚜기의 흔적을 찾지 못하게 하며, 고개 숙인 벼에 앉아 나를 잡아보라고 하던 모습도, 넓은 배추잎 사이에 숨어 있던 모습도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