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차 마시는 장면팽주 가 손님들에게 차를 우려 준다
이숙자
나는 시 낭송 '한국 시 낭송 문화 군산 예술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은 사전 행사로 시 낭송을 하기로 했다. 마무리 무대에는 권번입춤을 올리기로 한 날이다.
무대에서 시를 낭송하는 일은 시 낭송가로서 자주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매번 외워야 하는 시가 많아 나는 가끔은 힘겹다. 시간을 많이 할애해서 연습을 하고 또 연습을 해야 시 한 편을 외우고 있지만 나이 든 머리의 회전은 자꾸 느려진다.
전날 밤 한복을 두 벌 다림질 했다. 한 벌은 시 낭송 할 때 어머니 역인 한복, 다른 한 벌은 차 겨루기 대회 심사할 때 입는 한복이다.
일단 다도 수업을 마치고 입지 않을 듯한 옷이 밖으로 나와 바람을 쏘인다. 아직은 몸이 움직일 만해서 행사에 참석할 수 있어 감사하다.
식전 행사로 시 낭송이 끝나고 나는 심사 위원 석에 앉아 차 겨루기 대회에 참석한 어린이들 심사를 하기 시작했다.
70명이 넘는 초등학생 어린이들은 모두 하나 같이 진지한 모습으로 차를 우려낸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꼭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차를 배우면 아이들 심성에 좋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고 사람 사는 생활 태도마저 많이 달라져 가고 있는 요즈음, 오늘은 분주한 마음 잠시 내려 놓고 쉼을 하면서 차 한잔하는 여유를 갖도록 시민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내 생각에, 차를 배우고 차를 우려 마시는 행위는 청소년의 정서 함양에 많은 도움을 준다. 다도 교육은 차를 우려 마시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만 차의 정신을 알게 되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있다.
차를 가르치며 우선 예절 교육도 함께 공부한다. 덕분에 사람으로서 갖추고 살아야 할 덕목, 더 나아가 사회인으로서의 지켜야 할 예절, 가족 간에서도 지켜야 할 예절 등을 배울 수 있다. 차 생활은 상대를 배려하고 자기 성찰 등 정신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매우 크기 때문다.
앞서 조상들이 차를 즐겨 마셨던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건강에 이롭고, 둘째는 사색 공간을 넓혀주고 마음의 눈을 뜨게 해 주며, 셋째는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롭게 해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