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방문해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펠레'로 시작한 첫 세일즈 외교... "생산적인 대화"
김동연 지사는 이날 특유의 친화력으로 미국 순방 첫 세일즈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 있는 IDB 본사를 방문한 김 지사는 고우드파잉 총재와 만나기로 한 회담 장소에서 벽에 걸린 액자 하나를 발견했다. 스포츠 매니아인 김동연 지사의 눈에 브라질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축구황제' 펠레의 사인 티셔츠가 포착된 것.
김 지사가 "저 티셔츠가 정말 펠레가 사인한 티셔츠냐"고 묻자, 고우드파잉 총재는 "펠레가 IDB에 방문해서 직원들에게 강연을 하고, 남기고 간 선물이다. 굉장히 역사적인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브라질 국적으로,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김 지사는 '축구황제' 펠레를 언급하면서 고우드파잉 총재와의 첫 대면을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이끌었다.
김동연 지사는 이어 "IDB에 방문하게 되어서 굉장히 기쁘다. 굉장히 오랜만에 온 것 같다"면서 경제부총리 시절, 세계은행 근무 시절 때 IDB와 맺은 인연을 떠올렸다. 특히 고우드파잉 총재 전임자였던 모레노 전 총재와는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도 만났고, 서울에서도 한 번 만났다. 김 지사는 또 17년 전 IDB의 초청을 받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강연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중남미 지역의 경제·사회 개발 촉진과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1959년 설립된 IDB는 세계 최대의 지역개발은행이다. IDB는 개발목적을 위한 공공 및 민간자본의 투자 촉진, 융자 및 지급보증을 통한 가용 재원의 운용, 재원 조달이 어려운 민간부문의 투자활동 보완, 가맹국 간 무역 확대와 개발정책 조화를 위한 협력 강화 등의 사업을 한다. 현재 48개 나라가 회원국인데,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일본(1977년)에 이어 두 번째로 2005년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IDB 회원국이 됨으로써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던 연간 100억 달러에 달하는 IDB 발주 프로젝트, 연간 90억 달러에 달하는 IDB 조달시장의 참여기회가 확보됐다.
김동연 지사는 또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지역 국가들의 경제 상황에 관해 물었고, 고우드파잉 총재는 "데이터 기반으로 봤을 때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이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여러 나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답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도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중남미 비즈 서밋(Biz Summit)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부각했다. 이에 김 지사는 "작년에 한국 오셨을 때 네이버도 가셨다고 들었는데 네이버가 바로 경기도에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로 인구의 27%~28%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고, 모든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 등을 제안하면서 중남미 국가 중 페루와의 여러 사업을 소개하자, 고우드파잉 총재는 "IDB에서도 여러 도시의 시장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좀 더 '엠비셔스'(mbitious)하게 사업을 구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호응했다. 그는 이어 "페루 시장단 외에 칠레, 우루과이, 멕시코, 카리브해 국가들의 시장들을 모아서 한국에 한 번 방문하면 기술이나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도 배우고 한국에 대해서 더 알게 되면 인센티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고, 김 지사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김 지사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고, 김 지사는 "수원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인데, 관저에서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고 호응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한식을 아주 좋아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