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참석자에게 친필 사인을 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실 한강 작가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도 2016년 맨부커상(영국),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프랑스) 등 해외 유명 문학상을 꾸준히 받으며 작가로서의 국제적 위상이 꾸준히 높아져 왔던 작가였습니다. 역사와 개인의 문제에 꾸준히 천착해 온 작가로서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또한 한강 작가의 수상이 감동적인 것은 이것이 평지돌출로 갑자기 뛰어난 한 개인이 등장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1917년에 쓰인 춘원 이광수의 <무정>을 시작으로 하여, 100여 년이 넘는 한국 현대문학의 다양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 현대문학은 식민지 시대, 전쟁과 분단, 군사독재와 이에 맞선 민주화 운동이라는 굴곡진 역사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고뇌하고, 반성과 성찰을 거듭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또한 민주화 이후에도 환경 문제, 노동 문제, 성평등 문제,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테마에 대해 응전하며 새로운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이번 수상은 작가 개인의 놀라운 예술 성취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한국 문학이 꾸준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현실 문제에 대해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에 대한 경의의 표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강 작가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거장의 반열에 올라간 한국 예술가들이 꽤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와 미국의 아카데미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겠지만, 그 외에도 알게 모르게 한국 예술이 국제 사회에서 갖는 위상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이 세계 질서에서 갖는 위상이 다른 국가의 원조에 의존해야 했던 20세기 중반과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문화예술의 질적 성장이 엄청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문학과 같은 기초예술 장르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대중음악, 최근에는 웹툰, 애니메이션 같은 대중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그 국제 위상이 국민이 체감하는 것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지금 봐도 놀라운 노무현 정부의 '창의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