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김, 계란후라이, 임연수구이, 제로콜라
정누리
첫번째 식탁은 '간단 조리 한식'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에 조리한 것이 없다. 전자렌지에 1분 돌리면 되는 순살 임연수 구이, 봉지만 뜯으면 되는 조미김이다. 계란조차 프라이팬에 부치지 않았다. 기름과 불을 쓰는 것은 귀찮기 때문이다.
대신 노른자를 터트려 밥에 섞어 전자렌지에 돌린다. 별도의 설거지가 필요 없다. 옆에 있는 제로콜라가 눈에 띤다. 설탕이 안 좋다는 인식이 있어 요즘은 너도나도 제로음료를 애용한다. 간단하다고 영양 구성까지 포기하지는 않는다. 불을 켜서 조리하지 않고도, 이렇게 얼마든지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를 고루 지킬 수 있다.
이 식탁의 주인공은 나다. 최근 러닝과 헬스에 관심이 커지면서 한 끼라도 허투루 먹을 수 없게 됐다. 살을 빼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근육을 키우는 것이었다. 근력을 키우려면 너무 적게 먹어서도, '탄단지' 중 어느 하나만 많이 먹어서도 안된다.
시간이 없는 우리는 자기 관리를 하기 위해서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내열 용기에 알배추와 냉동고기를 얇게 저며서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오트밀과 우유를 전날 섞어 버무려 불려둔 오나오('오버나이트오트밀'의 준말), 봉지째로 돌려 먹는 닭가슴살 볶음밥 등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아침 식사를 보면 전날 밤 자기 전에 무슨 조리를 했는지 알 수 있다. 난 당신이 어젯밤에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다.
언제든 바로 이동할 수 있게... 고구마와 요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