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그린피스는 코로나19 시대 이후 플라스틱 소비 추세를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2021년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2017년 대비 49.5% 급증했다.
그리니엄
플라스틱과의 이혼? "생각의 전환 필요"
플라스틱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다른 이유로는 막연한 두려움이 꼽혔습니다. 이세미 고문은 "플라스틱은 우리 삶에 너무나 오랫동안 침투해 왔다"며 "플라스틱과의 이혼에 두려움과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 인해 일부는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빨리 답을 내놓아라'라는 날 선 대응을 보인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세미 고문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플라스틱을 없애면 어떻게 할 것이냐가 아니라, 가장 먼저 빠르게 없앨 수 있는 불필요한 플라스틱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볼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유나 팀장은 플라스틱 없는 시기가 그리 먼 옛날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만 해도 최근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급증했다는 관련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린피스가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팀과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2021년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대비 49.5%나 증가했습니다.
그는 "역사에 더 많은 발자국을 남기기 전에 몇 발짝만 뒤로 가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감축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바꿀 한국의 미래는?
그렇다면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박정음 팀장은 협약이 한국 산업구조 전반의 전환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예컨대 국제사회 흐름에 따라 다회용기·재사용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협약 내에서 재사용 시스템 구축을 두고 논의가 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정음 팀장은 "한국 정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와 생분해 플라스틱을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협약은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이세미 고문 또한 한국 다회용기 시스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드러냈습니다. 해외와 달리 한국은 물류·디지털 시스템 등 다회용기에 적합한 기반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부가 조금만 도움을 준다면 들불처럼 퍼져나갈 잠재력이 있는데 (현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협약이 한국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유나 팀장은 한국 사회가 정부·대기업 주도의 '톱다운(Top-down)' 방식에 익숙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톱다운 방식은 신속하고 효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습니다.
이유나 팀장은 이같은 방식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서는 매우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플라스틱 문제에는) 광범위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데 그걸 정부가 끌고 나가는 방식으로는 절대 합의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이에 이유나 팀장은 한국 정부에 다음과 같이 주문했습니다.
"사회적 합의, 민주적 합의가 필요하다. (정부) 혼자 답을 내려고 하거나 모두를 상대하려고 하면 더 힘들다. 대화의 장만 열어달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그리니엄은 기후테크, 녹색금융, 탄소시장, 순환경제, 스타트업, 정책 및 규제 등 최신 뉴스와 심층 분석을 제공합니다.
공유하기
"플라스틱 감축 논의? 마치 섀도복싱 하는 느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