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남소연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을 대독하기 위해 단상 위로 섰을 때까지 소란은 계속됐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에게 오라고 하세요"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총리가 시정연설을 읊어내려갈 때는 비교적 잠잠해졌다. 때때로 여야의 호응과 야유가 뒤섞여 터져 나왔을 뿐이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가 끝난 뒤 같은 장소에서 곧장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을 강력 규탄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업신여기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대체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생각인지, 이렇게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최근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의 윤 대통령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한 것 관련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국기문란 범죄다.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며 "분노한 국민이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국민은 지금 윤 대통령이 과연 대통령 자격이 있는지 묻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법을 오는 11월 14일 본회의에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시정연설이 시작되기 전, 본회의장 앞에서 '공천개입 통화 대통령이 해명하라!', '윤석열 정권 김건희를 특검하라!' 등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 민주당 “국회 연속 불참, 윤석열 대통령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와의 공천 개입 의혹을 규탄했다. ⓒ 유성호
탄핵 여론 거세진 야권 "대통령, 책임지기 싫다면 물러나라"
민주당을 제외한 야권에서도 이날 대통령 불참에 '책임 방기'라는 반발이 나왔다. 대통령 탄핵 여론도 한층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가리켜 "국민의 대표자를 만날 용기조차 없는 쫄보"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지리산 도사'를 자처한 명태균씨는 2021년 7월쯤,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에게 '취임하면 2024년 총선에 개헌하고 물러나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 '5년을 버틸 내공이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며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은 이 '도사'의 말을 이제 듣고 그 자리에서 당장 내려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혁신당은 다음 달까지 전국을 돌며 탄핵 당위성을 알리는 탄핵다방을 연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초안 역시 이달 중 공개한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연설이라는) 중대한 자리에 총리를 내세운 것은 스스로 대통령의 책무를 포기한 것과 다름 없다"며 "국정을 포기하고, 국민에 대한 의무를 거부한 대통령은 자격이 없습니다.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0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공유하기
'프로 불참러'된 대통령에 쏟아진 비판, 국회의장도 "강한 유감"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