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11월 6일 수요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선거 야간 감시 파티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AP Photo/ 연합뉴스
2024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텍사스 전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강력한 공화당 텃밭임을 재확인시켰다.
선거 막판 카멜라 해리스 후보가 휴스턴에서 집중유세를 벌이면서 텍사스에서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공화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임신중단 문제를 전면에 부상시키면서 여성유권자들의 표심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텍사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두 자릿수 차이로 승리(56.3% - 42.4%), 지난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과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거둔 성과를 넘어서는 결과를 낳았다.
대통령 선거 외에 가장 치열했던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도 테드 크루즈는 달라스 민주당 하원의원 콜린 올레드의 강력한 선거 운동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에 가까운 득표율 차이로 승리를 확정지었다(53.2% - 44.5%).
공화당은 주의회와 사법부에서도 크게 승리하면서 내년도 주정부 구성은 더욱 보수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상위 투표인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텍사스를 미국 최대의 경합주로 만들기 위한 진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결과 민주당이 이룬 최근에 선거에서 보여준 진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5일(화) 밤 성명에서 "텍사스인들은 안전한 거리, 안전한 국경, 강력한 경제, 그리고 자녀를 위한 최고의 학교를 선택할 기회를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공화당 후보들은 오늘 밤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남부 텍사스의 새로운 공화당 동맹들과 함께 유권자들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상원의원 선거는 텍사스 전체의 선거 결과 판세를 보여주는 또 다른 상징이 되고 있다. 과거 민주당의 베토 오르크와 경쟁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잡았던 테드 크루즈가 콜린 올레드를 상대로 두자릿수 가까운 득표율을 보인 것은 텍사스 전체의 보수화가 강해진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전 NFL 선수였던 올레드는 선거 운동에서 텍사스의 임신중단 금지를 중심으로 삼고, 2022년 미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이후 임신중단 접근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거 막바지에 응급 임신중단 시술을 받지 못해 사망한 조셀리 바르니카와 네바에 크레인의 사례를 언급하며 생존 불가능한 임신을 종료하지 못해 사망한 텍사스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띄웠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데는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반면 크루즈 후보는 임신중단에 대한 언급은 피했고 올레드를 해리스 부통령과 연관지었고 그가 성소수자 권리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극단적인 입장을 가진 인물로 묘사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올레드 후보가 임신중단 문제에만 집중하는 사이 크루즈 후보는 임신중단 문제에 전혀 대응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는 다양한 문제들로 올레드를 공격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보수색이 강한 지역에서 임신중단 문제에 대한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는 있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번 공화당의 압승은 민주당의 그동안 공화당과 격차를 줄여가던 분위기를 급반전 시켰다. 텍사스 지역의 경우, 2012년 공화당의 밋 롬니는 오바마 대통령을 16%포인트 차이로 이겼고 2016년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을 9%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다 2020년에는 바이든을 상대로 겨우 5.6% 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텍사스에서 약 14% 포인트 차로 승리를 한 것이다.
민주당이 텍사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던 주요 요인은 인구 통계 변화였다. 텍사스의 인구가 젊어지고 다양해져 민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디슨 리서치의 출구 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의 55%가 트럼프를 지지했으고 아시아계 유권자의 58%가 공화당을 지지했다. 트럼프는 텍사스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해리스를 24%포인트 차이로 앞섰으며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동등한 지지를 얻었다.
텍사스 주의회 및 법원선출직도 공화당 압승... "보수정책에 탄력"
공화당은 라틴계 유권자를 대상으로 집중 공략한 남부 텍사스에서 큰 성과를 보였다. 트럼프는 리오 그란데 밸리의 스탈 카운티에서 15%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승리했으며, 이는 1896년 이후 공화당 후보가 이 지역에서 승리한 첫 사례다.
또한 공화당은 역사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지역 중 하나인 남부 텍사스 지역 유발디를 포함하여 국경까지 확장되는 하원 80구에서도 큰 격차로 앞섰다. 공화당의 돈 맥러플린은 민주당의 세실리아 카스테야노를 상대로 승리를 선언한 뒤 "맥러플린의 성공적인 캠페인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역에서 공화당 가치에 대한 새로운 지지 물결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주 의회에서 다수당이 되면서 그레그 애벗 주지사의 보수적 주요 정책 중 대표격인 부모가 공립 예산을 사용해 사립학교 학비나 홈스쿨링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 계획은 주로 하원의 민주당과 농촌 지역 공화당 의원들의 연합에 의해 저지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예비 선거와 5월 결선에서 애벗 주지사의 지원을 받은 후보들이 승리하면서 애벗 주지사는 해당 사안에 대해 다수표를 확보하게 되었다.
애벗 주지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텍사스에서 학교 선택제를 통과시키기에 충분한 표가 확보되었다"며 그가 추진하던 보수적 성향의 교육정책을 실행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공화당의 석유 및 가스 산업을 규제하는 철도위원회의 의석을 유지했으며 텍사스 대법원과 텍사스 형사 항소법원에서도 모든 의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임신중단 판결에 대한 반발 표심이 대법원을 민주당 쪽으로 돌릴 수 있기를 기대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하위 법원에서도 공화당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며 주 항소법원에서 열 개 이상의 의석을 뒤집을 전망이다. 달라스에 위치한 제5항소법원과 해리스 카운티에 위치한 제14항소법원에서 공화당이 각각 최소 4명의 민주당 현직 의원을 대체할 가능성도 높다.
결국 법조계와 교육계에서 선출직 공무원 상당수를 공화당이 차지하면서 그레그 에벗 주지사의 정책 보수화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애벗 주지사는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는 미국의 미래를 이전보다 더 밝고 번영하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밴스 행정부는 미국의 에너지 지배를 확고히 하고 범죄를 강력히 단속하며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고 미국의 힘과 번영을 다시금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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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 인터넷 미디어인 텍사스N 운영 및 대표기자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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