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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조선하청 파업 개입' 의혹, 국정조사 해야"

변호사·교수·노무사 등 전문가 103인 성명... 옛 대우조선해양 하청 파업 보고 관련

등록 2024.11.07 09:13수정 2024.11.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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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7월 21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농성 현장 안팎.
2022년 7월 21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농성 현장 안팎.금속노조

민간인 명태균(창원)씨가 2022년 7월 16일 옛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을 찾아 사측의 설명과 자료를 토대로 '파업을 정돈하지 못하면 대우조선해양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윤석열 대통령한테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교수‧노무사 등 전문가 103명이 국회의 국정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전문가 103명이 "명태균, 조선소 하청노동자 파업 불법 개입 국정조사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2022년 6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51일간 옛 대우조선해양에서 파업을 벌였다. 명씨는 파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7월 16일 방문해 회사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파업 현장을 둘러보고 임원으로부터 설명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그해 7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산업 현장의 불법적인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라 했고,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의 긴급관계장관회의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담화, 19일 윤 대통령의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는 발언 등이 명씨의 보고 이후에 이뤄져 연관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공권력 투입이라는 파국의 상황이 예고되자,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결국 7월 22일, 회사와 노사협의를 하게 됐다. 51일간 계속된 파업이 명태균씨의 현장 시찰과 보고로부터 단 엿새 만에 종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강경진압 기조가 민간인 보고에 근거했나... 처음과 끝 밝혀야"

103인 전문가들은 성명을 통해 "'이대로는 살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처절한 절규와 함께, 2022년 7월 거통고 조선하청지회는 좁은 철창 속에 자신을 가뒀다"라며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는 소외된 하청 노동자들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다. 이들은 조선소의 모든 위험을 떠안고 있으면서도 노동 조건과 환경은 열악하기만 했다"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파업이 50여 일에 이를 때까지, 생존의 외침에는 귀를 막고 있던 윤석열 정부는 돌연 '강경 진압'을 천명했다. 현장에서는 자율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파업 진압을 위한 경찰 특공대가 투입되기 시작했다"면서 "공권력의 비호를 받은 대우조선해양은 교섭에 우위를 차지했고, 51일간의 투쟁은 그렇게 일단락됐다"라고 부연했다.

당시 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은 법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검찰은 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총 22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합 20년 4개월의 징역과 3300만 원의 벌금을 구형했고, 대우조선은 47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라며 "처벌과 손해배상의 멍에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섭이 체결됐으나 더 큰 고통과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했다.


"이제 거통고조선하청지회 파업의 새로운 진실이 드러났다"라고 한 이들은 "파업에 대한 '강경 진압' 기조는 그 어떤 권한도 없는 민간인 '명태균'이란 자가 대통령 윤석열에게 이를 보고한 것이 그 원천이었다는 도저히 믿지 못할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 '명태균'이라는 자의 보고에 따라 '강경 진압'의 기조를 선언한 것이 진정 사실이란 말인지. 믿을 수 없을 만큼 처참한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는 이 사태를, '선출되지 아니한 권력이 국민 주권을 농락했고 이로 인해 헌법상의 노동권이 유린당한 반헌법적 상황'으로 판단한다"라며 "선언 참여자들은 국회에 '거통고조선하청지회 파업 불법 개입 의혹'에 대해 즉각 국정조사를 실시해, 사태의 처음과 끝의 모든 사정을 엄정히 밝히기를 요구한다"라고 했다.

한편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명씨에 대해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혐의로 경남경찰청에 고소고발했다.

이번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전문가 명단은 다음과 같다.

[법률(변호사, 교수, 노무사)] 박경환, 문가람, 조애진, 조영훈, 손익찬, 장석우, 정상규, 장종수, 장환, 신하나, 이지영, 민현기, 정병욱, 여연심, 이양지, 김태형, 권석현, 하윤성, 권태용, 유태영, 조영관, 윤효중, 오민애, 박지현, 천지선, 조우영, 김동현, 하여울, 김시은, 고영남, 김은진, 최진수, 김성호, 문은영, 이환춘, 백일섭, 김재민, 김동창, 김두나, 강미솔, 최정학, 강한결, 최영주, 조세현, 장범식, 김병욱, 이종훈, 황호준, 박미혜, 이선민, 김유정, 이서용진, 김윤아, 이예인, 박현희, 김두현, 김기동, 박지아, 서희원, 이혜빈, 신선아, 조현주, 조혜진, 장철순, 주민영, 서범진, 김은진, 정기호, 하태승, 최용헌, 권두섭, 조세화, 조민지, 탁선호, 고관홍, 윤수빈, 이진욱, 오혜민, 김형기, 김성진, 강서진, 조연민, 이종희(83명),
[학문 및 의학(교수, 의사, 박사)] 최민, 최홍조, 김형렬, 손미아, 이장규, 백숙희, 이용권, 최혜영, 양승호, 김종원, 김일규, 김장민, 하상필, 박영균, 정정훈, 신재원, 박철웅, 이성재, 김태형, 임순광(20명).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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