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이(청소년) 상담을 주제로 발표하는 일 살림꾼과 경청하는 참석자들. 실제 청소년들도 많이 왔다.
살림학연구소
'일시적 만남' 상담의 한계... 일상적 관계로 풀어간다
하지만 청소년 상담을 이어오며 마주하는 한계도 있었다. 기간을 설정하고 치료를 목적에 둔 인위적인 만남이라는 점, 상담이 상품으로 소비돼 신속한 해법 제시에 치우친다는 점, 청소년은 상담을 잘 마무리했지만 주변 환경은 변하지 않아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 등이 있다.
이에 일 살림꾼은 "상담보다 더 지속가능하고 힘 있는 삶이 있는데 바로 마을 살림터"라며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관계 안에서 치유하고 연결성을 회복하는 흐름이 상담보다 더 자연스럽고 근본에 가깝다"고 말했다.
서로 지켜주는 관계망에서 소통을 배우는 청소년들
일 살림꾼은 강원 홍천마을에서 지내는 청소년들과 매주 '여름숲 두레'로 모이는 이야기를 나눴다. 두레는 밝은누리 마을 살림터의 기본 관계망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들으며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모임이다. 상호적인 '상담'이 지속해서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마을에서 자라는 푸른이(청소년)들은 '구분하고 차별하는 힘'에서 보호받는 경험을 토대로 서로 지켜주며 지낸다"고 말했다. 세상의 힘으로부터 대안을 만들어가는 마을 살림터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일 살림꾼은 "마을 푸른이들이 매주 두레를 통해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고 여러 감정과 생각에 스스로 귀 기울이는 모습에 놀랄 때가 있다"며 "갈등이 생겼을 때는 대화하거나 마을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직접 풀어가려는 용기를 보며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상담(相談)은 서로 대화한다는 뜻이지요. 일상에서 만나는 이들과 잘 소통하며 연결된 관계로 사는 삶 자체로 우린 서로 살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소외와 단절 넘어, '마을'에 기반한 청소년 관계 잇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