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 반대퀴어문화축제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故 노회찬 前 의원
정의당
우리는 앞서 어느 트랜스젠더 남성의 삶의 조각들을 감히 엿봤다. 교육, 건강, 노동, 참정을 비롯한 삶의 많은 영역에서 이토록 많은 도전을 받는 트랜스젠더 시민의 존재가 우리 사회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은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여러분과 함께 가지고 싶다. 나아가 그가 거쳐온 어려움을 접한 여러분들이 트랜스젠더의 곁에 서주기를 나는 바란다. 우리 반 학생이 아니더라도 교복 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거들어준 옆 반 선생님이 돼주기를 바라고, 트랜스젠더를 비하하는 농담을 들었을 때 제지하는 동료가 돼주길 바란다. 여러분이 그런 사람이 돼준다면 우리 사회는 변화할 것이다.
트랜스젠더의 삶을 둘러싼 논의의 지형은 다층적이고, 거기에는 많은 긴장이 있음을 안다. 그러나 내가 만나 함께 밥 먹고, 담배 피우고, 부대끼며 지내온 트랜스젠더들은 구체적인 얼굴을 가진 현실의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어떠한 이념도 현상도 아니다. '문화전쟁'을 위한 투사도,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며 누군가를 윽박지르려는 사람이 아니다. 어느 종교나 가정을 무너뜨리기 위한 특공대도 아니다. 그들은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이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존재 그대로, '나로서' 살고 싶을 뿐이다.
그가 겪어온 어려움은 트랜스젠더라는 성별 정체성 때문인가? 그렇지 않다. 성별의 불일치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를 둘러싼 왜곡과 편견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2013년 서울서부지법은 성별 정정에 외부 성기 형성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결정을 내리며 이렇게 말했다.
"관용은 나에게 편안한 사람들과 편안한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불편한 사람들과 불편한 삶의 방식을 함께할 공간을 내어주는 것으로서 차이를 뛰어넘는 동등과 배려와 존중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