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사망소식을 전한 언론보도 중 일부 사례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뿐만이 아닙니다.
10월 5일에는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와 러시아 애국조직 '크렘린 시크릿' 텔레그램을 인용해 '북한군 장교 6명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
10월 15일에는 우크라이나 인터넷신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를 인용해 '북한군 18명이 부대를 탈영했다',
10월 21일에는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와 우크라이나 영문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이 전한 "이탈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장병 18명이 붙잡혀 구금됐다"를 인용한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대부분 우크라이나 매체 보도를 인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뉴스1
<정보 격차냐 선전'이냐…우크라와 한미 '전황 판단' 다른 이유>(11월 6일 허고운 기자)은 현지 보도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전쟁 당사자인 만큼 가장 많고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서방 국가의 지원을 더욱 많이 받기 위한 '선전' 차원의 행동"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북한군의 '공격적 행동'이 필요한 우크라이나 입장을 염두에 두면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음란물'에 '개고기 통조림'까지, 받아쓰고 퍼나르고
한국 언론은 사실여부 확인이 어려운 외신보도에 대해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퍼나르는 데 열중입니다. 조선일보
<우크라에 잡힌 러군 "북한군이 총 잘못 쏴 러군 사망">(11월 7일 이혜진 기자)은 "영상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뉴스위크에서 보도한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이 오인 사격으로 러시아군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하는 영상"에 관해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뉴스위크가 이 영상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는 내용까지 적시했습니다. 결국 처음 보도한 미국 언론이나 이를 받아쓴 조선일보 모두 '확인할 수 없는 영상'이라면서도 제목은 단정적으로 쓴 것입니다.
동아일보
<러 장갑차, 북한군 두고 줄행랑?…손발 안 맞아 '우왕좌왕'>(11월 4일 조은아 기자)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격전지 쿠르스크주에서 러시아군 장갑차 한 대가 북한군을 버려두고 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RFA는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북한군은 우왕좌왕했으며, 장갑차는 병사들을 내려주고 떠났다고 주장했는데요. "보병들이 실제로 북한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RFA와 동아일보는 이들을 '북한군'이라 보도했습니다.
SNS를 그대로 받아쓴 황당한 보도도 있습니다. 뉴스1
<"러 파병 북한군, 인터넷 되자 음란물에 중독됐다"…미 "확인불가">(11월 7일 정지윤 기자)는 러시아에 파병 온 북한군이 완화된 인터넷 통제 환경에서 음란물에 빠져 있다는 주장을 전했는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수석외교칼럼니스트 기디언 래크먼이 SNS에 쓴 내용으로, 찰리 디츠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아무리 재밌게 들리더라도 러시아에 있는 북한 사람들의 인터넷 활용 습관이나 가욋일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서울신문
<"북한군, 개고기 통조림 전투식량"…'폄하 각본' 인지전?>(11월 2일 권윤희 기자)은 친우크라이나 SNS가 "북한군이 '개고기 통조림'을 전투식량으로 준비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인용했습니다. "두 건의 시각자료 모두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통조림 자체가 가짜라는 주장과 반대 근거도 거론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또 다른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이 "북한군 쿠르스크 투입 결과"라며 생존 북한 추정인물의 육성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한 뒤 "이 영상도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사기 저하를 유도하기 위한 심리전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측이 유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군을 깎아내리려는 폄하 각본에 따른 것"이란 풀이를 덧붙이면서도 확인되지 않은 현지 SNS 내용을 지속적으로 인용한 것입니다.
무분별한 SNS 영상 가짜로 드러나기도, 교차검증 필요
북한군 영상으로 소개된 일부는 가짜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
<러 파병 북한군 요리영상…중국인이 만든 가짜로 추정>(11월 5일 최성욱 기자)은 "러시아에 파병한 북한군에 대한 다양한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해지는 사진과 영상 상당수가 가짜"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군 장교 8명이 우크라이나 전선 배치 첫날 모조리 전사했다는 중국 출신 러시아 용병의 주장" 역시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되지 못했다고 짚었는데요. 우크라이나의 과장된 선전전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타파
<'생존 북한군 영상' 조작 의혹...공론장 침투한 우크라전 허위 정보>(11월 8일 강혜인 기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양국 진영은 존재한 적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 SNS 등을 통해 확산시키고" 있으며 "10월부터 국내외 정보기관 등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한, 이른바 북한 파병설은 한국 역시 허위 조작 정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국민일보·
세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중앙일보·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 국내 언론이 11월 1일 일제히 보도한 '부상 입은 북한군 장병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검증해 AI로 조작한 영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국내 다수 언론들은 '진위 파악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별도의 검증 없이 그대로 인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