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뒤 문 닫은 상점 앞에 마시던 커피 일회용품이 쌓여있다.
김관식
"어? 버릴 데가 없는데? 버스 오는데..."
"빨리 와. 뭐 해?"
얼마 전 서울의 한 버스정류장. 한 시민은 잠시 혼잣말인 듯 말을 내뱉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의 한 손엔 커피가, 다른 한 손엔 빵이 한가득 담긴 비닐 봉투와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그러는 사이 버스가 미끄러지듯 정류장에 멈춰서자 그는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마시던 커피를 그대로 놓고 버스에 올랐다. 그것도 먹다 남긴 채로.
대중교통 승차장 주변에 쌓이고 버려지는 일회용품 쓰레기
버스정류장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면 일회용 쓰레기가 곳곳에 그대로 방치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누군가 한 명이 버리고 가면, 뒤이어 다른 사람도 그대로 버리고 간다. 그렇게 쓰레기는 순식간에 쌓인다.
게다가 근처 화단 밑이나 공용 의자 아래 등 눈에 금방 띄지 않는 장소에 슬쩍 놓고 가기 일쑤다. 그대로 버려진 일회용품은 환경미화원도 찾기가 여간해선 쉽지 않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나도 얼마 전 커피를 마시던 중 버스가 왔는데도 타지 못했다. 다 마시지 못해 그 사이 여러 대를 보냈다"면서도 "버스에 가지고 타는 것도, 그렇다고 여기에 버리고 가는 것도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쓰레기통이 잘 안 보일 때는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출근 시간대 마주친 한 환경미화원은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일회용품은 찾기가 쉽지 않다. 한 번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누가 여기도 치워 달라며 가리키더라"라며 "서로 조금 더 배려하고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