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조선족예술관 안에 임시개관한 안중근 기념관의 안중근 흉상. 안중근 기념관 관계자는 "중국에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조형물은 이것 하나뿐"이라고 설명했다.
구진영
유인석의 '처변삼사'가 외세침략에 대한 선비·유생들의 저항의 방법론이라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7가살론'은 구체적인 가살 즉 처단의 대상이다. 그 대상은 구체적으로 18가지나 되었다. 그리고 이후 의열사들의 행동의 준칙처럼 되었다.
① 조선총독·정무총감 등 일제 고관.
② 한국독립을 강경하게 반대하는 유력 일인.
③ 한국독립운동과 그 지도자를 비훼하는 정치가·학자·신문기자·종교가 등 불령일인.
④ 우리 동포를 학대해 온 일인 헌병경관 등.
⑤ 한국독립을 반대하고 적의 통치하에 있기를 주장하는 흉적들. 대표적으로 이완용·송병준·민원식 등.
⑥ 고등정탐.
⑦ 일반형사로서 독립운동의 비밀을 적에게 밀고하거나 지사를 체포하며 동포를 구타하는 추류들. 대표적으로 선우갑·김태석 등.
⑧ 자기 재산의 안전을 도모키 위해 적과 내통하여 군대와 경찰의 보호를 받거나 적국으로 도망친 자.
⑨ 독립운동에 헌금하기를 누차 권유함에도 듣지 않거나, 헌금을 권유하는 지사를 밀고한 자.
⑩ 적의 관리가 된 자로서 독립운동단체의 퇴직권유를 세 번 이상 받고도 개오(改悟)할 줄 모르는 자.
⑪ 적의 관리가 된 자로서 독립운동을 비훼하거나 국민의 애국심과 용기를 떨어뜨리는 자.
⑫ 적의 관리가 된 자로서 동포를 압박하는 자.
⑬ 부언낭설로써 독립운동을 해치거나 민심을 현혹시킨 자.
⑭ 독립운동자를 모칭하고 애국의 연금을 횡령한 자.
⑮ 변심 또는 겁유로 임무를 저버린 자.
⑯ 기밀을 누설하거나 신의를 배반한 자.
⑰ 독립운동 종사 중 변절한 자.
⑱ 사당을 만들어 정부를 비훼 반항함으로써 독립운동에 장애가 되는 자. (주석 1)
임시정부의 '7가살' 발표 이전에 국적 제1호라던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가(擧事歌)>에서 의거의 당위를 밝혔다.
거 사 가
대장부가 세상에 처함이여,
그 뜻이 자못 크구나.
때가 영웅을 만듦이여.
천하를 부릅떠 응시함이여.
어느 날에 업을 이룰꼬.
동풍이 차츰 싸늘함이여,
반드시 목적한 바 이루리.
쥐 도둑, 쥐 도둑 무리여,
어찌 이 목숨에 비기랴.
어찌 여기에 이를 줄 알았으랴.
시세가 그렇게 해 주었으려니.
동포, 동포들이여,
하루 속히 대업을 이룹시다.
만세 만만세여,
대한 독립의 외침이여.
만세 만만세여,
대한 동포들이여. (주석 2)
주석
1> 김영범, <의열투쟁기 - 1920년대>, 22~23쪽, 독립기념관, 2009.
2> 김삼웅, <안중근평전>, 179쪽, 시대의 창,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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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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