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인터내셔널(Lotus International)에서 만든 운동 충격 발사체 또한 규제 권고 품목 예비 목록에 올라가 있다. 사진 오른쪽 하단에는 마치 최루탄처럼 생긴 모형이 같이 전시되어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고문 없는 무역 조약의 필요성
2023년 1월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30개 이상의 국제단체는 전 세계에서 평화적 시위를 진압하고 구금자를 학대하는 데 사용되는 고문 도구의 거래를 통제하기 위한 국제조약 체결을 요구하는
쇼디치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전기충격기와 스파이크 곤봉 등 학대적인 장비의 제조와 거래를 금지하고 페퍼 스프레이, 고무탄, 수갑 등 법 집행 장비의 거래에 인권을 기반으로 한 통제 장치를 도입하는 조약(고문 없는 무역 조약: Torture-free trade treaty)을 체결할 것을 국제 사회에 촉구했다.
고문 및 기타 부당대우에 사용되는 저살상 무기와 경찰 및 군사 장비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통제 없이 사용되고 거래되어 왔다. 시위대들이 고무탄, 최루탄, 물대포에 맞거나, 곤봉으로 구타당해 부상당하는 사례들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만연하다. 이런 장비들은 곳곳의 시위 현장과 구금 장소에서 시위 참여자들과 인권 옹호자들을 억압하고 부당하게 처벌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이번 치안산업박람회 현장조사에서 특히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한국에서는 금지된 장비들이 수출용으로는 여전히 활발하게 생산되고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특정 구속 장치에 대해 "한국에선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수출용으로만 생산하고 있다"고 답한 모 업체의 설명은 치안장비산업 전반에 걸친 국제적 규범과 통제가 필요함을 통감하게 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1999년부터 집회·시위 대응 과정에서 사용이 금지된 최루탄이 다른 국가로는 여전히 적극 수출되어 집회·시위 탄압과 인권 침해에 사용됨에 따라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고문 없는 무역 조약은 고문과 기타 부당대우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다. 이 조약의 체결을 위한 국제적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며,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무기 및 장비 제조업체들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인권을 침해하는 장비의 생산과 거래를 지속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국제치안산업박람회 역시 박람회에서 전시되고 거래된 장비들이 고문과 기타 부당대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엄격한 인권기준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박람회 주최 측과 정부기관에 대해, 전시 및 거래되는 모든 치안 및 법 집행 장비가 국제적 인권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정부와 민간업체들이 국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권 보호 기준에 부합하는 윤리적 책임을 다하며, 이를 통해 "함께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함께 안전한" 세상은 강력한 기술과 장비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깊이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인권과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함께 안전"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필자 소개: 김한민영 기자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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