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02 07:10최종 업데이트 24.09.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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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8월 12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8월 29일, 집에 와 보니 9월 3일 열리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출석요구서가 도착해 있었다. 그 전에 메일로도 출석요구서를 전달받았다.

참고인 신문 요지는 '검찰 특수활동비 관련 검증'이라고 되어 있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발언할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최대한 질의에 성실하게 답하려고 한다.

심우정 인사청문회에서 따질 특활비 '포인트'

필자가 생각하기에 심우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특활비와 관련해서 따질 부분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검찰총장이 되면 특수활동비를 사용하게 될텐데 ▲ 과거의 특활비 관련 불법의혹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고 ▲ 본인은 어떻게 특활비를 사용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다.

과거의 특활비 관련 불법의혹 중엔 수사가 필요한 부분들이 많다. 지금도 대검찰청에는 필자와 시민단체들이 재항고를 한 '특활비 자료 불법폐기 의혹' 사건이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건은 2017년 상반기까지 검찰 특수활동비 자료를 전국 59개 검찰청에서 무단폐기한 사건이다.

지난 1월 16일 시민단체들이 고발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이 불기소를 해서, 항고를 거쳐 재항고를 한 사건이다. 그래서 지금 대검찰청에 재항고 사건이 계류되어 있다. 여기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명백한 불법폐기가 검찰조직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는데, 아무도 사과를 하지 않았고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공기청정기 렌탈비, 상품권 구입, 기념사진 촬영비용부터 시작해서 명절 떡값, 퇴임(이임) 전 몰아쓰기, 자의적인 격려금 지급 등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불법 및 세금오·남용 의혹들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다. 또 이원석 현 검찰총장이 지난해 6월 전국 검찰청 민원실에 격려금 명목으로 특활비를 뿌린 사건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다.

지난 8월 29일, 오는 9월 3일 국회에서 열리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달라는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 하승수


윤석열 특활비 불법의혹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또한 지금까지 대검찰청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진 '현금저수지 조성'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생각도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을 보면,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에서 거액의 특활비를 현금화해서 검찰총장 비서실로 전달한 후에, 검찰총장이 임의로 특활비를 사용해 왔다. 이런 '현금저수지 조성'은 편법은 물론이고 위법으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총장 시절에 이런 식으로 거액의 현금저수지를 조성해서 사용했다. 그 금액이 17개월 동안에만 무려 7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대한 심우정 후보자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도 이런 식으로 특활비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는 2025년부터 검찰 특활비를 폐지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전임 검찰총장인 윤석열 대통령의 특활비 관련 불법의혹들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다. ▲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4번의 명절을 앞두고 2억 5천만원을 '명절 떡값'으로 뿌렸다는 의혹 ▲ 대전지검에서 수사중이던 월성 원전 사건과 관련해서 윤석열 총장이 거액의 특활비를 지급했고 이를 받은 수사팀이 무리하게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을 구속기소했다가 무죄판결이 나온 의혹 ▲ 윤석열 총장 시절 검찰 특활비 정보공개소송이 제기되자 수천쪽의 서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보부존재'를 주장하는 허위공문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했다는 의혹 등등 윤 대통령과 관련된 불법 및 세금·오남용 의혹들이 무수히 많은 상황이다.
검찰총장 후보자라면 당연히 여기에 대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심우정 본인의 특활비 의혹들

한편 <뉴스타파>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도 특활비를 지침에 맞지 않게 오·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 후보자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자신에게 주어진 검찰 특수활동비를 명절 직전과 연말에 집중적으로 몰아 쓴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특수활동비를 기밀수사 같은 특수활동이 아니라 '명절 떡값'과 '연말 격려금'으로 오·남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또한 법무부 차관 시절 법무부 장관 특활비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되자 심우정 후보자가 정보공개를 막았다는 의혹도 있다. 심 후보자는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심우정 후보자의 해명이나 의견이 납득할 만한 것이 아닐 경우 그에 대해 엄중한 의견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검찰 특활비를 둘러싼 각종 불법의혹들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2025년 예산부터 검찰 특활비를 폐지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다른 기관이나 개인들에 대해서는 '먼지털이' 식으로 수사하면서, 검찰 조직 내부에서 벌어진 불법들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지금의 검찰이다. 이들을 제대로 견제·감시하는 첫 걸음은 검찰 특활비 문제부터 제대로 짚는 것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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