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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주남저수지에 몇 해전부터 생태학습관을 건립했고, 올 해는 연꽃단지까지 조성해 여가활동 및 자연학습장으로써의 역할에 신경을 써 오고 있다. 그리고 내년 2008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8일간 람사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늘(8월 19일) 하루, 여태껏 알고 있던 정보에 덧붙여 다시 정리한 내용들이다. 내가 창원에 살며 주남저수지를 간혹 찾아다니게 된 건 4년 전쯤부터였다. 타지역에 사는 언니가 주남저수지를 일부러 찾아간다고해서 내가 안내한 게 아니라 외려 따라가게 된 상황이었다.

이 전에 중학교 때 부모님과 함께 찾아갔던 기억뿐, 다시 주남저수지를 찾아가보고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 '새 세상'이 펼쳐지는 것에 자못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그 후로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평화로운 자연을 찾아 그 곳으로 차를 몰곤 했다.

어제 엄마가 주남저수지를 다녀오시고선, 나에게도 꼭 가보라는 확신에 찬 어조로 연꽃이 한 가득히 피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정작 난 시큰둥했다. '올 해는 연꽃 많이 봤는데, 뭐'라는 반응, 그러다가 오늘 할 일 없이 하루를 보낼 게 아니다싶어서 찾아간 그 곳에서 보자마자 '아차'했다.

우리나라 자연은 4계절이 있는데, 유독 그 곳의 여름만 와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수지 둑길에 올라 가시연꽃잎 가득히 깔린 여태 본 것과 사뭇 다른 전경을 선보였다. 울퉁불퉁한 가시연꽃잎으로 인해 뻑뻑해져 보이는 저수지물을 처음 마주하며 마냥 그 곳의 풍경이 새롭기만 했다. 여름에 찾아 새로이 발견한 또 다른 '새 세상'이었다.

▲ 가시연꽃잎 뒤덮인 주남저수지 전경
ⓒ 박경내

전남 무안의 가시연꽃이 핀다는 정보를 접하고 한 번 찾아가보아야지, 벼르고 있었던 터라 내 사는 곳의 소중함을 몰랐음을 돌아보는 내내 안타깝게 만드는 멋진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러며 어느 아저씨가 나누는 대화 역시 내 입장과 비슷하여 듣고는 바로 공감했다.

"내 여기 처음 와 본다, 가까이 있으니까 더 안 와본다아이가"

▲ 주남저수지 전망대
ⓒ 박경내

가시연꽃잎의 토돌토돌 올라온 그 모습이 가까이에서 보고싶어 수풀을 헤쳐 내려가 보고 올라왔던 터였다. 그런데 조금 지나 나타난 전망대 바로 아래에 내려가볼 수 있게끔 풀을 다 베어놓아 있었다. 조금의 낭패였지만, 다시금 주어진 기회에 내려가 편히 앉아 한참을 지켜보았다. 수면과 비슷한 높이에서 바라보니 그 풍경이 쏙 내 품 속으로 다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 울퉁불퉁한 가시연꽃잎
ⓒ 박경내

조금 후에 어느 가족들이 구경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왔다. 할머니께서 개구리를 곧잘 발견해주셔서 덩달아 논개구리를 세마리나 함께 보게되었다. "와, 귀엽다"란 나의 감탄사에 그 할머니는 "내 살다살다 개구리 귀엽단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하셨다. 한동안 매스컴이나 시장에서 황소개구리만 종종 보다가 오랜만에 만나는 작은 개구리 친구들은 참말로 앙증맞기만 했다. 그 개구리 세 마리 중, 두마리는 꼼짝을 않고, 한마리는 가시연꽃 위에서 한참을 그대로 있다가 가끔 한발짝씩 폴짝 거렸다.

▲ 가시연꽃잎 위에 뒤돌아 앉은 논개구리 두 마리
ⓒ 박경내

▲ 하트 모양 자라풀과 꽃
ⓒ 박경내

바로 옆공간에 새로 조성된 연꽃단지에는 백련, 가시연꽃등등 여러 종류의 연꽃을 가까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배 한척을 띄워둬 물의 찰랑거림을 즐기며 연꽃을 감상해볼 수도 있었다. 길따라 앞서 걸어가는 아이들이 연잎이 다 떨어지고 남은 모습을 보자 이내 "샤워기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들여다보니 내 눈에도 정말 샤워기로 보였다.

▲ 연꽃단지에 띄워놓은 배
ⓒ 박경내

▲ 아이의 유쾌한 상상, 샤워기
ⓒ 박경내

길 건너 따로 있는 동판저수지까지 천천히 다 돌아보니 하루 여행 잘 한 기분이 들었다. 사계절 내내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지금은 창원 주남저수지에 핀 연꽃이 한창 절정인 시기였다. 어른이나 아이나 새로운 것, 이쁜 것을 보면 환해지는 마음, 이 곳을 찾아 환한 연꽃보며 더욱 밝혀보시길 바래본다.

▲ 겨울에 찾으면 더 운치 있는 동판저수지
ⓒ 박경내

▲ 아름다운 시간들
ⓒ 박경내


태그:#주남저수지, #창원, #가시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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