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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친구와 통화를 했다. 힘들어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를 해주었다. 그리고 김형태의 <너, 외롭구나>라는 책을 추천해주었다. 이 책은 저자가 인터넷으로 젊은이들의 고민을 상담해준 글을 모은 것인데 격려보다는 쓴소리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2004년도에 처음 발간된 이후 아직까지도 대학가 서점에서 종종 눈에 띈다. 청년들에게는 따끔한 말을 해줄 어른이 필요했던 것이다. 

 

책 속에서 젊은이들의 상황은 다양했다. 좋아하는 미술을 접고 안정적인 간호사를 하려는 이, 불평등이나 과업무때문에 회사를 옮기고 싶어하는 이, 돈을 모아 일본에 가서 살고 싶어하는 이, 백수 생활로 자신감을 잃고 오락에 빠진 이,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이. 그들은 꿈과 현실의 괴리 앞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저자는 남탓을 한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진실을 알려준다. 입시위주의 교육, 소비문화,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구조의 피해를 보았다고 백날 하소연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피해자가 스스로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 나이가 조금 많아서, 불경기라서, 학력이 낮아서, 백이 없어서 취직을 못한다는 말에 저자는 답한다.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너의 실력이 없기에 취직이 안 된 것이다, 그러니 실력부터 쌓아라.' 회사나 학교를 탓하며 나오려는 이들에겐 이렇게 답한다. '고작 이런 것도 이겨내지 못하면서 나중에 원하는 일은 어떻게 이뤄내겠단 말이냐.' 가장 웃겼던 건 자신이 쓰레기인지 자문한 젊은이에게 저자가 한 말이다. '당신은 쓰레기는 아니지만, 한편 아무것도 아닙니다(p125)' 비하하려는 의도보다는 오기를 일으키려는 의도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직장에 적응하고 돈 잘 버는 것이 최우선인가? 저자는 돈을 더 잘 벌기 원하는 20대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한다.

 

"어떤 대가도 두려워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이것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안정된 직장입니다.(p68)"

 

그렇다. 자신의 인생인데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가지 않는다면 불행한 삶인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돈을 많이 벌거나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으로 얻을 수 없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직장일은 남의 일을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남의 일을 힘들게 해줘야 하는 이유는 언젠가 나의 일을 하기 위해서인데, 남의 일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생존에 투신해야 하고 꿈에 도전해야 한다. 생존과 꿈,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꿈을 이루려면 꿈을 꾸기만 해선 안 되며 현실도 헤쳐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은 꿈은 망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얼마나 많은 꿈이 그렇게 스러지는가? 저자는 본보기를 보이듯 음악, 미술, 공연 등 여러 예술활동을 해왔고 그 대가로 치열한 노력을 바쳤다. '무규칙이종예술가'라는 프로필답게 현실의 장벽을 넘어 자신의 꿈을 지켜나갔기에 젊은이들이 그의 충고에 귀기울이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예담(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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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김형태#너, 외롭구나#카운슬링#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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