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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봉 디자이너 미친금요일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이상봉 디자이너 미친금요일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 홍경윤

5월 27일 밤 10시 시끄러운 음악과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리, 번쩍이는 조명들이 춘천수변공원 일대를 여기저기 채우고 있었다. 한국을 알리는 디자이너 이상봉을 만난 곳, 춘천마임축제 '미친 금요일'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라 부담감이 있었지만 다행이도 친근하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그의 미소 속에서 한국인의 정을 느꼈다. 장터 안에서 함께 떡볶이와 어묵을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 그의 인간미 있는 생각을 들어보았다.

최근 김연아의 의상을 제작해 이슈가 되었던 그는 디자인에 한글을 접목시키는 이유에 대해 "우리 문화는 굉장히 아름답죠. 요즘 해외 진출을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우리 문화를 전파하려고 노력하는데 한글이 가장 독창적인 대표 문화유산이잖아요. 그러다보니 한글이라는 소재를 패션디자인에 접목을 시키게 되었어요"고 말했다.

한글. 필자는 요즘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한글을 파괴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의 논란거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파괴라는 단어보단 창조적인 것이라고 봐요. 창조의 모든 근원은 파괴에서 나오거든요. 파괴는 나쁜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위한 창조적인 요소를 계승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요. 아름답게 미화시키는 것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차라리 젊은 친구들에게 더 많이 배워요. 그들이 우리의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더 잘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저는 기성세대가 더 그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젊은이들이 더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기대하는 것처럼 보여요.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전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성을 하게 돼요."

사람들은 그를 한국의 문화, 한글 사랑 디자이너로만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디자인에 대한 한계가 없는 사람이다.

"다양하게 해요. 저는 제가 보고 느낀 걸 다하고 싶어요. 욕심을 떠나서 제가 살아가며 보고 느끼는 것 모두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회와 능력이 되면 다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디자인에 대한 감성과 감각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소통이란 것을 해요. 대표적으로 여기(춘천마임축제-미친 금요일) 와 있잖아요. 제가 여기서 젊은이들, 다른 여러 문화의 사람들하고 소통하는 것들이 제가 어떤 감성을 찾기 위해서, 소통을 하기 위해서 와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저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돼요."

 이상봉 디자이너가 제작한 '깨비 티셔츠'
이상봉 디자이너가 제작한 '깨비 티셔츠' ⓒ 춘천마임축제
이상봉 디자이너는 춘천마임축제에서 '깨비 티셔츠'를 4년째 자선으로 디자인해왔다. 흰 티에 검은 선으로, 검은 티에 흰 선으로 페인팅 된 올해의 이 티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유진규씨를 비롯해서 고재경씨라든지 여기 마임하시는 분들과 많이 교류를 하고 있어요. 티셔츠는 유진규 선생님께서 특별히 부탁을 하셔서 디자인하게 되었어요. 모티브를 얻은 건 그 성스러운 피(1989)란 영환데 거기서 마임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요. 거기에 모든 모티브가 마임이에요. 저도 그래서 쇼를 마임으로 하고 유진규 선생님이 딱 보고 테마가 딱 맞는다고 생각을 한 거에요. 그래서 그 손이잖아요. 손에 날개를 달았죠. 날개는 어떤 희망적인 또 새로운 어떤 자유에 대한 갈망. 이런 거잖아요. 그 마임하는 사람들은 거의 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손을 통해서 새로운 자유와 갈망과 뭐 이런것들을 표현한 거죠."

그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그가 제작한 깨비티셔츠를 내년에도 만나볼 수 있을까?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여기는 마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연을 같이 하고 함께 어울리고 그러기 때문에 저도 그러고 싶어요. 제가 아는 분들도 여기서 많이 공연을 하세요. 그래서 정말 기회가 되고 능력만 된다면 하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인간의 내면적인 것들을 드러내는 작업, 내 안의 것을 드러내고 그것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마임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이번 축제 속에서 마임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정을 한껏 만끽했다.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네요. 여기서 이 에너지만 갖고도 이 춘천이 뜨거워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춘천 호반의 도시가 이 마임축제를 통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많이들 왔지만 서로서로 소통이 되고 그래서 사랑, 에너지가 넘치는 춘천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항상 37살로 사는 이상봉 디자이너. 젊은이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은 여느 20대 젊은이와 다를 바 없었다. 손끝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는 디자인이라는 또 다른 마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취재후기 : 늦은 밤 축제를 즐기러 오신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좋은 작품을 통해 만나 뵙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는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인터넷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함께 게재됩니다.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춘천마임축제#이상봉#미친금요일#깨비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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