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내성천은 2016년 댐 본체가 준공된 영주댐으로 인해 지금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영주댐으로 인해 지난 수억 년 동안 이어져온 고운 모래와 맑은 물이 끊기자 내성천은 그 고유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가을비가 되찾아준 모래강 내성천의 신비
새로운 모래가 덮어주지 않자 기존의 모래톱엔 풀과 나무가 자라고, 영주댐에서 흘려보내는 녹조 물과 탁수로 인해서 내성천 전역이 초록빛의 탁수가 흘러온 것(관련 기사 :
모래사장 걷던 아이들의 "아파요"... 그 말이 전해준 진실).
내성천의 맨 하류에 있는 회룡포에서 고스란히 목격된 현실이다. 그로 인해 국가명승 제16호인 회룡포의 진면목인 백사장 모래톱과 맑은 강물이 흐르던 아름다운 모습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일과 21일 내린 큰 가을비로 인해서 녹조로 오염된 강물이 모두 씻겨져 내렸다. 내성천 모래톱을 스쳐온 강물이 모래톱 고유의 작용으로 맨 하류 회룡포에 와서 회룡포의 옛 모습을 되찾아주었다. 마치 회룡포를 말끔히 씻겨준 듯 회룡포의 진면목이 되살아난 것이다.
물결 무늬가 선명한 내성천 모래톱 고유의 경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물은 전체적으로는 탁수지만 모래톱을 지나온 부분은 맑고도 청아했다.
내성천에 비로소 생기가 도는 것 같다. 그 자리를 23일 경북 예천 지역의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걸었다. 민예총 예천지부가 예천군의 지원을 받아 해마다 벌이고 있는 '회룡포 모래강 생태문화 체험 행사'다.
세찬 강물이 마치 비질이라도 해준 듯한 고운 모래톱을 맨발로 걸어 들어가 강을 거슬러 걸었다. 시원한 강물에 발을 담그고 고운 모래강 걷기를 체험했다.
모래톱 속에 숨어 사는 작은 조개인 재첩을 찾아보기도 하고, 옆 친구에게 물장구도 치고, 발목까지 오는 강물 속을 뛰기도 하면서 모래강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본 시간이었다.
큰 비가 오고 난 후의 강이 소생한 현장에 생기발랄한 아이들의 웃음이 더해져 이날 내성천은 우리 강 고유 아름다움과 신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영주댐 철거하고 내성천의 '오래된 미래'를 되찾아야
낙동강 수질 개선이라는 고유의 목적이 사라진, 무용지물 영주댐을 하루 속히 철거하고 내성천 고유의 모습을 하루빨리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살아 있는 강을 보여주고 누리게 해줘야 한다. 보로 막히고 콘크리트가 발라진 거대한 물 그릇이자 녹조 배양장이 된 작금의 낙동강과 같은 죽은 강이 아니라, 펄펄 살아 흐르는 생기 발랄한 내성천 고유의 모습을 되찾아주어야 한다.
모래강을 걸으면서 신나 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내성천의 '오래된 미래'를 본다. 하루빨리 내성천의 그 '오래된 미래'를 내성천 전역에서 되찾아 우리 아이들과 함께 그 속에서 풍덩풍덩 뛰어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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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 회룡포에서 본 모래강의 신비 가을비 후 찾은 내성천 회룡포에서 우리강의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내성천의 진면목을 보았다. 모래강의 신비한 아름다움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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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수근수근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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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