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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2년 1월 10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청소년일본환경연수' 일정 중 친환경에너지 및 생활공간 견학 내용을 소개한 글입니다. 함께 일본을 방문했던 청소년과 대전충남녹색연합 실무자들이 한일역사문제, 원전, 석면, 환경 교육센터 등을 주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말]
2012년 1월, 나는 대전충남녹색연합과 12명의 친구들과 일본으로 5박 6일 간의 환경연수를 떠났다. 여러 가지 일정들 중에서 가장 기대했으면서 신기했지만, 조금은 실망한 미야코 에코로지센터와 넥스트21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에코벌레와 그 사례 에코벌레(왼쪽), 에코벌레가 자동적으로 조도를 조절한 사진(오른쪽).
에코벌레와 그 사례에코벌레(왼쪽), 에코벌레가 자동적으로 조도를 조절한 사진(오른쪽). ⓒ 이성희

미야코 에코로지에서 가장 신기했던 것들 중에서 하나인 에코벌레는 바깥의 밝기에 따라서 내부에 있는 형광등의 조도를 자동적으로 조절해줌으로써 전기 에너지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오른쪽 사진에서 오른쪽은 햇빛이 잘 들어오기 때문에 형광등이 어둡게 켜지는 것이고, 왼쪽은 오른쪽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빛이 덜 들어오기 때문에 형광등이 밝게 켜진 것. 게다가 천정도 우리가 흔히 아는 평평한 면이 아니다. 이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미야코 에코로지센터의 냉·난방은 건물 전체를 통과하는 호스로 이뤄진다. 그 호스의 냉기와 열기를 받을 공기의 표면적을 넓히기 위해 천정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현실에서 상용화 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 구조가 난방에서는 환경에 도움이 되겠지만, 넓게 본다면 환경 오염을 더 일으킬 수도 있다. 층간의 간격이 커지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적어질 테고, 그럼 다른 곳에 건물을 새로 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신기했던 것은 이중 유리창이었다. 유리와 유리사이의 공간을 단열층을 만드는 것인데, 여러 가지 실험들 중에서 진공 상태가 단열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창문 쪽에 햇빛의 양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처마는 여름에는 햇빛이 나가도록 해주고, 겨울에는 햇빛이 들어오도록 한다고 한다.

1분 동안 50cm 움직인 풍력 자동차

풍력자동차 부채를 부쳐서 미니 자동차가 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시범을 보여주는 장면
풍력자동차부채를 부쳐서 미니 자동차가 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시범을 보여주는 장면 ⓒ 이성희

내가 생각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풍력 자동차 실험이다. 이 풍력 자동차 실험에서 우리는 부채로 자동차가 갈 동력을 만들었다. 최대한 힘을 짜내 했다. 하지만 1분 동안 움직인 거리는 겨우 50~70cm. 시사점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우리는 풍력자동차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많은 힘을 들였지만 조금만 움직였고, 실제로는 자동차 키만 돌리면 많은 거리를 움직일 수 있다. 다른 예로 형광등도 마찬가지다. 형광등을 켤 때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단지 버튼 하나만 누르면 형광등이 켜지고 꺼진다. 이런 생활 속에서는 절대로 에너지의 소중함을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에너지의 소중함에 대해서 배우고 실천한다면,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의 체험시설과 빗물 이용 시설, 바이오톱이 있었다. 신기했던 것은 태양광 발전을 하는데 쓰는 네모처럼 생긴 검은색 셀을 직렬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직렬로 연결된 셀 중에서 하나만 가렸을 뿐인데 발전량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 또, 태양력 발전을 하는데 있어서 눕히는 것이 가장 좋은 줄 알았는데 30°가 최적의 각도라고 한다. 바이오톱에는 미야코 에코로지센터 부지에 원래 살았던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게끔 조그마하게 서식지를 조성해 갖가지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5~10m 정도의 깊이의 지하는 온도의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지하의 지열(地熱)을 이용해 냉난방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다. 또, 지하에는 70톤 정도의 빗물 저수조를 설치해 화장실의 세정수로 이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본 것은 지렁이를 이용한 천연비료를 만드는 것. 아무리 작은 생물이라도 우리 지구를 구성하는데 불필요한 존재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했다.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생활 도구들

 넥스트21의 정면도
넥스트21의 정면도 ⓒ 이성희

넥스트21에는 매우 신기한 여러 가지 것들이 있었다. 먼저, 노후 부부를 위한 방에는 불에 타지 않는 세라믹으로 장작을 설치해 놓은 벽난로가 시각적인 효과를 냈다. 그리고 테라스에서 족욕할 수 있는 의자, 친환경으로 느끼라고 물이 닿아도 썩지 않는 코팅을 한 진짜 나무로 화장실을 꾸민 것, 화장실 바로 옆의 온천탕 등이 있었다.

이 방에 진짜 친환경 요소는 바로 부엌의 라디에이터인데 따뜻한 지하까지 물을 순환해 이 장치를 따뜻하게 해준다. 라디에이터에 수건을 걸어 놓으면 수건을 말릴 수도 있다. 게다가 바닥에 구멍이 뚫려있는데, 그 구멍은 지하의 따뜻한 공기가 들어오도록 해주는 장치다. 인공 에너지를 이용하지 않고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것이다.

 넥스트21 건물 내부의 한 가운데 위치한 생태공원
넥스트21 건물 내부의 한 가운데 위치한 생태공원 ⓒ 이성희

건물 가운데에는 환경과 같이 공생하자는 의미에서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옥상에는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수소연료 전지와 태양광 발전을 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실험도 해봤다고 한다. 넥스트21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공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실제로 옥상에 새들이 씨를 운반해 와서 자생적으로 22종의 나무가 자랐다.

넥스트21의 구조체는 10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구조체는 변화시킬 수 없지만 집이나 방, 집의 구조, 방의 구조는 변화시킬 수 있다. 그 이유는 이중 바닥 때문. 두 바닥 사이에 60~70cm의 공간을 남겨둬 전기배선이나 하수도 같은 것들이 지나갈 수 있게끔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집을 입주자의 구미에 맞게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발상이 실현 가능하게 됐다.

그 다음 가장 신기했던 것은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 장면에 맞춰 바닥이 진동하도록 해 진동을 느끼도록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집 구조를 이주자의 입맛에 맞게끔 하기 위해 문과 문을 옮길 수 있도록 해 방과 거실의 크기와 위치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한국, 일본 같은 환경교육이 절실하다

사실 미야코 에코로지센터와 넥스트21을 보면서 물음표가 떠올랐다. 미야코 에코로지센터에서는 천장의 구조가 조금 의문이었고, 넥스트21은 친환경 차세대 미래형 주택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다. 넥스트21은 친환경적인 삶에 대한 실험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입주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 성격이 더 강한 것 같다. 게다가 진동이 울리는 TV를 광고에 사용하는 것도 그랬다. 즉, 환경실험보다는 건축 실험 성향이 강해 보였다.

하지만 이 두 장소가 우리나라에게 주는 큰 시사점은 분명히 있다. 나는 이 두 장소를 견학하면서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배워야 할 점들이 많다고 느꼈다. 일본의 미야코 에코로지센터는 매년 8만 여 명의 학생들이 견학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일본의 미야코 에코로지센터처럼 국가 차원에서 환경에 대해 연구하고,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견학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 환경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 기업들이 일본의 오사카 가스공사가 넥스트21을 지은 것처럼 친환경적인 생활을 목표로 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도 생각한다. 또, 환경을 위해 에너지 연구소나 환경 연구소를 지원하더라도, 국민들에게 환경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각성시키는 것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성희#넥스트21#일본환경정책#미야코#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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