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중해 서부 스페인 관문 바르셀로나

보통 스페인을 여행하면 관문처럼 도착하는 도시가 바르셀로나다. 지중해 문화권으로 볼 때 해로를 통해 스페인과 가장 빠르게 연결되는 항구여서 오래전부터 교류와 무역의 중심이 되어 왔다.

이 때문인지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된 도시다. 공항에 막 도착하기 전 비행기 아래로 항구의 산업시설들이 보이는 것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항 바르셀로나항은 예로부터 지중해 무역과 교역의 중심이었으며 가장 먼저 산업화된 도시이기도 하다.
▲ 스페인 바르셀로나항 바르셀로나항은 예로부터 지중해 무역과 교역의 중심이었으며 가장 먼저 산업화된 도시이기도 하다.
ⓒ 정윤섭

관련사진보기

 
이 항구도시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이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 있는 콜럼버스 기념비다. 이 기념비는 신대륙 항해를 마치고 항구로 들어온 것을 기념하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중해 세계에서 대서양 시대로 나아가는 대항해 시대를 연 것을 상징하고 있다.

지중해 세계에서는 변방이었지만 지중해 세계를 뛰어넘어 세계를 제패한 스페인의 위용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콜럼버스는 기념탑 맨 위에 서서 그가 이룩한 위업을 자랑하듯 손가락으로 대서양을 가리키고 있다.

미완의 걸작 파밀리아 성당, 자연의 영감 설계에 반영

바르셀로나에는 142년째 공사를 하고 있는 성당이 있다. 이런 성당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바르셀로나 여행의 필수코스가 되어 있다.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가 설계하여 짓고 있는 건물이다.

그의 명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항상 북적인다. 이를 보면 가우디의 건축적 역량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한 위대한 건축가의 힘이다.

가우디는 이 건축물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 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늘로 높이 치솟아 오른 조금은 기괴한 21세기 성당 앞에서 경이롭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150년 가까이 현재 진행형인 이 건물 앞에는 항상 많은 관광객들이 붐빈다. 그래서인지 이 성당은 종교적 신성성 대신 왠지 관광유적지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 성당은 지금도 외부의 후원이나 관광객들의 입장료를 통해 지어진다고 하니 이미 종교적 신성성은 멀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최고 관광지가 되어 있어 그 수입만으로도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가우디가 설계한 파밀리아성당과 연지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을 건축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파밀리아 성당앞의 연지는 그의 이런 사상을 느끼게 하는데 동양적인 연지 느낌을 갖게한다.
▲ 가우디가 설계한 파밀리아성당과 연지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을 건축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파밀리아 성당앞의 연지는 그의 이런 사상을 느끼게 하는데 동양적인 연지 느낌을 갖게한다.
ⓒ 정윤섭

관련사진보기

 
가우디 건축에는 아주 독특하고 다양성이 들어 있지만 그중에는 자연사상이 들어있다고 한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얼른 들어오지 않지만 그 의미성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 받은 것을 반영하여 건축에 디자인하였다고 하는데 파밀리아 성당은 바르셀로나 근교에 있는 몬세라트 돌산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이 산의 뾰족뾰족한 봉우리 모습을 성당의 첨탑에 반영하여 설계하였다는 것이다.

가우디는 "모든 것은 자연이 써 놓은 위대한 책을 공부하는 데서 태어난다. 인간이 만들어 내는 작품은 모두 이 위대한 책에 쓰여 있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그가 추구한 건축에 대한 중심 사상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 도심속에 있는 파밀리아 성당에서 자연을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성당의 입구 쪽에 조성되어 있는 정원을 보면 그런 자연주의를 느낄 수 있다. 이 정원은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수목들이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왠지 유럽식 정원이 아닌 중국이나 한국의 정원 같은 조금 동양적인 정원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 정원을 배경으로 성당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새롭다.
 
142년째 공사중인 파밀리아 성당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높은 첨탑위로 건축자재들이 오가는 것을 보면 아슬아슬하다.
▲ 142년째 공사중인 파밀리아 성당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높은 첨탑위로 건축자재들이 오가는 것을 보면 아슬아슬하다.
ⓒ 정윤섭

관련사진보기

 
파밀리아 성당은 고딕성당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가우디의 독창적인 사상이 담긴 형태와 구조를 하고 있다. 1882년 시작되었다고 하는 이 성당은 현재도 공사가 진행중인데 가우디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 완공할 예정이지만 알 수는 없다.

파밀리아 성당의 꼭대기 부분은 지금도 거대한 크레인이 공중에서 아슬아슬하게 무거운 건축 자재를 옮기며 분주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보통 공사 중이면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는 것이지만 건축자재가 떨어질 것처럼 위험해 보이는 아래 성당 앞으로 관광객은 인산인해다.

그동안 재정여건이나 코로나 19등 여러 이유로 공사가 오래 걸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 힘의 대부분은 가우디 덕분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건축적으로 볼 때 파밀리아 성당은 성당건축 실험의 종합판 같다. 처음 성당을 지을 때부터 현재 마무리를 하고 있는 구역에는 온갖 실험적 요소들이 반영되어 있다. 성당의 첨탑은 고딕식의 첨탑 대신 원통형의 종탑 12개가 있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옥수수가 꽃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가우디가 몬세라트 산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에 반영하였다는 곳이다.
 
옥수수를 연상케 하는 첨탑 부분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근교 몬세라트 산봉우리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설계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 옥수수를 연상케 하는 첨탑 부분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근교 몬세라트 산봉우리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설계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 정윤섭

관련사진보기

 
이 성당은 구역별로 예수의 생애가 표현되어 있는데 남서쪽은 수난의 파사드, 남동쪽은 영광의 파사드, 북동쪽은 탄생의 파사드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시작된 탄생의 파사드는 출입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예수의 탄생과 관련된 부조가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다. 그리고 남동쪽 영광의 파사드는 예수의 영광을 드러내는 부분으로 지옥과 최후의 심판, 영생을 주제로 하여 조성되어 있다.

남서쪽 수난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죽고 30년 후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라는 모더니즘 조각가가 맡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우디가 설계한 파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피카소의 추상화를 연상케 하는 건물의 부조와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다.

이런 모습이 더 독특하고 이색적이라 느껴서인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도 이곳이다. 시내 투어버스가 이곳 앞에 멈춰 관람을 하게 한다.

건물의 첨탑 꼭대기에는 마치 에버랜드처럼 과일들의 형상 같은 다양한 모형들이 매달려 있다. 건물의 중앙 3분의 1쯤에는 가장 최근 석조건축 자재를 붙인 듯 색깔이 전혀 이질적인데 한눈에 보아도 사람이 조각한 것이 아닐 기계로 조각한 듯한 것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성당의 하단부 아래쪽 도로변은 철골 콘크리트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백오십여 년의 세월속에 건축 공법도 가지가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웰공원, 실패한 주택건설사업이 세계문화유산으로
 
가우디가 설계한 구웰공원 자연에서 소재를 활용 독특한 디자인을 하여 이 공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 가우디가 설계한 구웰공원 자연에서 소재를 활용 독특한 디자인을 하여 이 공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 정윤섭

관련사진보기

 
바르셀로나에서 파밀리아 성당과 함께 가우디가 설계한 대표작이 구웰공원이다. 이 공원은 구웰이 후원하여 만든 고급 주택단지 건설 사업이었지만 실패하여 오랫동안 잊혀져 있었다.

가우디의 명성과 함께 그가 자연에 조성한 독특한 설계로 인해 유명해져 현재 세계문화유산에까지 등재되어 있으니 가우디의 천재성이 빛을 발한 셈이다.

구웰은 스페인이 대항해 시대를 통해 얻은 남미 대륙과의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여 대갑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1898년 미국과 스페인간 미서전쟁에서 패한 후 식민지를 잃고 사업에 어려움을 격자 고향 바르셀로나에서 부동산에 투자하게 되는데 고급 주택지 건설 설계를 가우디에게 맡긴 것이다.

이 공원에서는 가우디의 다양한 실험적 요소들을 볼 수 있다. 시설물에 타일을 이용하여 표면을 처리하고 문양을 새기는 것이나 울퉁불퉁한 돌을 이용한 기둥과 벽, 자유로운 곡선을 이용한 집 등 다른 공원에서는 볼 수 없거나 상상할 수 없는 소재와 창의적인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구웰공원 작은 연지 바위를 소재로 하여 조성한 이 작은 연지는 일본의 조경을 차용하였다고 한다.
▲ 구웰공원 작은 연지 바위를 소재로 하여 조성한 이 작은 연지는 일본의 조경을 차용하였다고 한다.
ⓒ 정윤섭

관련사진보기

 
가우디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반영되어 있어 가우디의 자연주의와 곡선의 미학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구엘 공원이라 할 수 있다. 구웰공원을 조성할 때 이곳의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돌과 흙을 그대로 이용하게 하는 등 철저하게 자연과의 조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구웰공원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도마뱀 동상 구역의 도마뱀 바로 아래에는 바위를 소재로 하여 작은 연못을 만들었는데 일본식 조경을 차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파밀리아 성당의 연못 조경에서 느껴지듯이 구웰공원도 동양적인 자연사상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태그:#가우디, #바르셀로나, #파밀리아성당, #구웰공원, #무역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역사문화를 중심으로 지역의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인문학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 특히 해양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16세기 해남윤씨가의 서남해안 간척과 도서개발>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으며 연구활동과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녹우당> 열화당. 2015년 등이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