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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북부 접경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IC가 침수돼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경기북부 접경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IC가 침수돼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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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1996년과 1998년, 1999년 세 차례나 시가지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던 경기 파주시 문산읍 주민들은 17일 새벽 다시 한번 공포에 휩싸였다.

20여년 전 대홍수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파주시 문산읍 일대는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시간당 100.9㎜의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부터 경기 북부 지역에 호우예비특보가 내린 터라 밤새 편한 잠을 자지 못했던 주민들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대였다.

새벽 시간보다 더 거세게 쏟아붓기 시작한 폭우에 문산읍 주민들은 넋을 잃고 하늘만 쳐다봤다.

문산읍에 거주하는 김정호(57) 씨는 "밤새 번개와 함께 비가 내리다 오전 6시가 지나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굵은 장대비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렸다"면서 "정말 순식간에 많은 비가 쏟아져 정신이 아득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폭우가 워낙 거세 밖에 나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1990년대 후반 문산에 3차례 대홍수가 났었는데 또다시 홍수가 나는 건 아닌지 가슴이 철렁했다. 아직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문산 2리의 조 모(50) 씨는 "출근을 위해 일어나보니 창밖에 비가 무섭게 내려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면서 "차를 몰고 도로에 들어섰는데 마치 수상스키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양동이로 물을 퍼붓듯 폭우가 쏟아졌다"며 당시 아득했던 상황을 전했다.

같은 시각 출근길에 올랐던 주민들은 도로에서 낭패당했다.

자유로를 이용해 일산에서 문산 당동리에 출근하던 직장인 허성환(48) 씨는 "파주 탄현면을 지나 자유로 낙하IC로 들어서는데 2개 차로가 물에 잠겨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운행을 했다"면서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것은 난생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로 당동IC를 지나 사무실로 향하려 했는데, 도로가 침수돼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폭우가 쏟아진 지 불과 1시간여 만에 물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고, 일대 도로가 성인 무릎까지 잠겼다"고 설명했다.
 
 경기북부 접경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IC가 침수돼 경찰이 도로를 통제 후 배수구를 찾고 있다.
 경기북부 접경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IC가 침수돼 경찰이 도로를 통제 후 배수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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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두천·양주·포천·연천·파주에는 호우경보, 가평·의정부·남양주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4시 24분부터 7시 45분까지 경기 북부에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10차례 발송했다.

앞서 오전 5시께는 판문점 일대에 시간당 86.0㎜의 폭우가 내렸다.

이에 기상청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파주시 군내·진서면과 연천군 백학면에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호우경보, #경기북부, #집중호우, #파주, #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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