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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교수의 < AI 사피엔스 >(쌤앤파커스, 2024)는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디지털 시대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AI와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지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교수이자 비즈니스 모델 디자이너로서, 그는 스마트폰 이후 등장한 신인류에 의해 인류의 삶이 문명사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음을 꾸준히 설파해 온 '문명을 읽는 공학자'이다.

이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AI가 일상생활부터 산업 전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 변화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기술적 측면에서의 AI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문명을 넘어 AI가 만들어낼 새로운 사회 구조와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멀티 제너레이션 사회와 AI의 역할
"우리 사회는 이제 '멀티 제너레이션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청년층이 노년층을 책임지고 떠받치는 사회가 아니라 베이비붐세대부터 알파 세대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생활하며 함께 일도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겁니다." (P.17)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멀티 제너레이션 사회'로 진입했음을 강조한다. 우리는 백세 시대를 맞이하였고, 이는 곧 장수를 각오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처럼 오래 사는 인류는 그만큼 오래 일해야 하며,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AI 시대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세계의 자본은 AI 시장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대부분이 AI 관련 기업이라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오픈AI가 개발한 챗GPT-4는 이전 GPT-3의 오류를 해결하고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영상, 이미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멀티모달 AI 서비스도 제공하며, 인류의 생활공간은 디지털 신대륙으로 확장되고 있다. 저자는 이 공간을 'AI 사피엔스'들의 생활공간으로 부르며, 이를 '메타(초월) 인더스트리의 탄생'으로 정의한다.

책에서 저자는 아날로그 시장과 디지털 시장의 차이를 설명하며, 디지털 시대에서의 성공은 더 이상 자본과 레거시가 아닌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실력 있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다. 실제로 K-웹툰, K-드라마, K-팝, K-푸드 등은 전 세계의 메타 시민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이는 팬덤 경제의 힘을 보여준다.

세계는 메타 소비자를 선점하기 위해 모든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광고, 마케팅, 교육을 넘어 건설, 유통, 제조업, 법조, 행정서비스,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산업이 AI와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팬덤 경제'를 이해해야 한다. 팬덤 형성은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을 끌어내고, 좋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가능해진다. 기업은 이제 TV 광고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팬덤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마음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인간에 대한 다양한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AI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
"대한민국 국민 중에 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AI 시대가 오는 게 반가운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아무리 많이 잡아도 전체의 5%가 채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들 어떠신가요? 어떻게 해야 1~2년, 아니 좀 더 먼 5~10년 후의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을까요?" (P. 9)

저자는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거부하는 사회적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성세대들의 보수적인 관성을 깨뜨려야 미래가 보인다고 말한다. 더 이상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할 선진국은 없으며, 이제 우리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는 것이다.

세상의 주인공은 이제 디지털 세대이며, 이들과의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는 모든 사람이 새로운 표준 문명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디지털 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세대는 변화된 세상에서 인재로서의 역량을 키워야 하고, 기성세대는 도태되지 않기 위해 변화를 수용하고 배워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소프트웨어와 같습니다. 나의 행동, 나의 미래를 마음이 지배합니다. 디지털 세계관으로 마음을 업데이트하고, 디지털 시대를 넘어 AI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바야흐로 AI 사피엔스 시대가 시작되었으니까요." (P.123)

저자가 AI 시대를 맞이하는 모든 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는 마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착잡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는 막을 수 없는 현실이며, 우리는 이를 수용하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더 멀리 달아나기 전에 배워야 한다. 이 책은 디지털 세상에 낯설고 AI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와 수치를 제시하며, 지금부터 준비해도 충분하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AI에 대해 궁금했지만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이나, AI의 사회적 영향에 관심 있는 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다만, 우리의 AI 산업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어 너무 청사진만 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가능성 있는 전망이기도 하다.
"마음 근력을 키우듯, 우리 내면에서 새로운 문명 세계에 대한 적응력도 굳건하게 키워야 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탐험 심을 키우고, 늘 신세계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펼쳐지는 AI 세상을 바라보세요. 사피엔스가 추구하는 진화의 방향 속으로 우리의 미래를 살펴야 합니다." (P.474)

저자의 마지막 당부를 마음에 새겨본다. AI 시대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으며, 이제는 그 흐름에 동참하고 스스로를 진화시킬 때이다. < AI 사피엔스 >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올릴 예정입니다.


AI 사피엔스 -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최재붕 (지은이), 쌤앤파커스(2024)


#AI사피엔스#최재붕#전혀다른세상의인류#우리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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