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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이동환 시장과 일본 베리베스트 법률사무소와의 업무협약 모습. 하지만 실제 업무협약 내용은 기업유치와는 상관없는 고양시 기업의 일본시장 진출 및 법인설립을 위한 법률서비스 협의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이동환 시장과 일본 베리베스트 법률사무소와의 업무협약 모습. 하지만 실제 업무협약 내용은 기업유치와는 상관없는 고양시 기업의 일본시장 진출 및 법인설립을 위한 법률서비스 협의인 것으로 파악됐다.
ⓒ 고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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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바이오, 스마트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유치로 고양시의 뼈대를 쌓아왔다면 이번 출장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근육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자리뿐 아니라 주거와 여가환경까지 모두 갖춘 경제자유구역 지도를 완성해 고양시를 백만이 사는 도시, 천만이 찾는 도시로 바꿔나가겠다."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해외출장을 다녀온 이동환 시장이 성과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시는 이번 출장을 통해 일본 콘텐츠 기업과의 업무협약, 영국 명문대학교 국제캠퍼스 설립 협력망 구축 등을 이뤄냈다고 자축하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말 경제자유구역 지정 신청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양신문>이 보도했던 '성과없는 해외출장'이라는 비판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관련 기사 : 이동환 시장 2년간 16차례 해외출장, 실효성 있나 https://omn.kr/29uma ).

과연 이동환 시장의 이번 해외출장은 시가 밝힌 것처럼 의미 있는 성과들로 가득 차 있을까. <고양신문>은 이 시장의 16번 해외출장 중 가장 최근에 다녀온 일본-프랑스-독일-영국 일정의 세부 계획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이동환 시장의 이번 해외출장 일정은 총 3개 부서가 제출한 계획서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고양시가 자랑하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투자유치를 위한 목적을 가진 출장은 엄밀히 말하면 경제자유구역추진과가 계획한 독일-영국 일정뿐이었다.

일본 출장계획은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사업을 담당하는 미래산업과가 맡았으며 체육정책과가 담당한 프랑스 출장계획은 이번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고양시 선수단을 응원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즉 시가 홍보했던 경제자유구역 추진과 관련된 해외출장 일정은 고작 사흘에 불과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이동환 시장은 먼저 8월 4일부터 7일까지 일본 도쿄에 3박4일간 머물며 현지답사 및 MOU체결 일정을 가졌다. 유수의 콘텐츠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자랑했지만 실상은 이동환 시장이 강조해오던 기업유치 협약이 아니라 ▲ 콘텐츠 산업 관련 정보 공유 ▲ 일본 내 소프트웨어협동조합 소속 기업 소개 및 네트워크 확대 ▲ 콘텐츠 제작 노하우 습득 ▲ 관련 비즈니스 협의 등의 내용이 전부였다.

심지어 5일 진행된 베리베스트 법률사무소와의 업무협약 내용은 기업유치와는 정반대로 고양시 기업의 일본시장 진출 및 법인설립을 위한 법률서비스 협의인 것으로 파악됐다. 굳이 시장이 직접 가야할 이유가 있는 일정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프랑스 출장 내용은 더더욱 기업유치와 거리가 멀었다. 7일부터 11일까지 4박5일간 수도인 파리에 머물렀는데 사실상 올림픽에 출전한 고양시 선수(박주효, 박혜정) 경기관람과 응원을 제외하고는 외유성에 가까운 일정이었다.

8일에는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방문에 이어 파리&건축 전시관을 방문했으며 10일 또한 도시재생 친환경지구 탐방과 오르세 미술관 등 답사 일정으로 꽉 채워져 있었다. 3일차인 9일에는 현지 경제인들을 만나 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 논의를 한 것으로 나와있지만 실상은 세계한인무역협회 프랑스지부와 주 OECD 대한민국 대표부, 프랑스 한인회 등을 만난 것으로 정작 현지 법인 혹은 정책결정권자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수행공무원 예산만 5000만원... 26일부터 일본·베트남 또다시 출장

영국과 독일 출장 또한 성과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위한 목적의 독일 뮌헨 일정의 경우 현지 바이오클러스터 방문과 바이에른 주 보건복지부 방문 순서로 진행됐지만 실상 현지 견학수준에 불과했을 뿐 투자유치와 관련된 협약은 전무했다.

그나마 영국 일정의 경우 경제자유구역 내 버밍엄 대학과 킹스칼리지 국제캠퍼스 유치를 위한 설립협약서 체결을 성과로 자랑하고 있지만 이동환 시장이 '세일즈 시장'을 자처하며 누차 강조해온 기업 유치나 투자협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마저도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미가 없는 협약이 된다.

이처럼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 된 이번 해외출장을 위해 사용된 예산 중 이동환 시장과 수행 공무원들의 비용만 따로 산출해도 5000만 원이 넘었다. 김해련 시의원은 "더 큰 문제는 시장의 장기 해외출장을 위해 3개 부서가 일정을 서로 맞춘 것처럼 보이는데 어느 지자체장도 이런 식으로 해외를 나가진 않는다"라며 "결과물도 없이 경제자유구역 추진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속 출장을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임기 2년 만에 16번의 해외출장은 매우 이례적인데 고양시와 같은 특례시 자치단체장인 이상일 용인시장은 5번, 이재준 수원시장은 10번 외국에 나갔다. 인구가 비슷한 화성시 정명근 시장은 7번, 인근 파주시 김경일 시장은 4번이다. 다른 지자체장보다 많게는 4배 이상 국외 출장을 간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동환 시장이 26일부터 31일까지 또 한번 일산테크노밸리 투자유치 목적으로 일본과 베트남 해외출장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공무원은 "시의회는그나마 외부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국외출장 심사위원회가 있지만 시장의 해외출장은 대부분 심사위원이 공무원으로 꾸려지기 때문에 사실상 일정에 대한 심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국외출장을 강행할 경우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동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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