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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8일, 서울시청 앞에서 907기후정의행진 서울지역 참가선포식을 개최한 참가자들이 오세훈 시장의 '기후악당' 정책을 봉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서울시청 앞에서 907기후정의행진 서울지역 참가선포식을 개최한 참가자들이 오세훈 시장의 '기후악당' 정책을 봉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907기후정의행진 서울지역 참가선포식 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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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 또 극한 더위다. 서울은 38일 연속하는 열대야로 118년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낮 폭염경보 또한 2주 넘게 계속된다. 서울은 밤낮없이 뜨겁게, 위험하게 끓어오르고 있다. 그럴만도 하다. 인구 밀도, 인공시설물, 자동차 통행량, 인공열 방출 등이 높은 서울에 열섬현상이 심화되는 건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계속 이렇게 더 뜨거워져도 괜찮을까? 아니, 이대로는 안 된다. 더 뜨거워지는 건 너무 위험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약자동행'을 말하지만 서울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뜨겁고 더 위험해졌다. 올해 여름, 서울에서는 폭염 속 에어콘도 없는 집에서 살던 4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열사병으로 병원 14곳을 돌다 끝내 숨진 사건을 비롯해, 온열사망과 질환 소식이 이어졌다. 2022년 8월 신림동 반지하방을 덮친 폭우참사로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침수방지 조치나 반지하방 거주 이전 정책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2020년 발간한 '2020 폭염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온열질환 발생률은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3배 높다.

그러니 다가오는 9월 7일 강남역에서 열리는 기후정의행진에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서울을 더 위험하게, 더 뜨겁게 만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강자'에게 기대는 '약자와 동행'이 아니라 약자가 모여 연대의 강한 힘으로 소수의 '강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미미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도 '줄이기는 했다'는 식으로, 기후재난에 약자의 주거권과 공공교통 이용권을 보장해야 하지만 반지하 제로를 '선언'만 하는 식으로, 일부 개선에만 도움이되는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해 잘했다는 식으로 자신을 치켜세우는 오세훈 시장은 '보여주기식' 행정에 익숙하다. 보여주기 뒤로 무수한 기후악당 개발사업이 펼쳐져 있다. 서울혁신파크, 용산국제업무 지구 등 탄소다배출 개발사업 조감도를 연이어 발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907기후정의행진에서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

'기후동행' 과시하는 오세훈 시장, 실제 성과는?

서울이 이렇게 더 뜨거워지는데, 오세훈 시장은 C40(도시기후리더십그룹)에 참석해 서울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성과를 과시한다. 서울의 여름이 이렇게나 더 뜨거워졌는데, 무엇이 기후위기 대응 성과일 수 있을까?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만적인 수사는 이미 잘 알려져있다. 중증장애인 일자리 사업, 공공돌봄 기관 폐지 등으로 약자의 권리를 약탈하면서도 '약자와 동행'한다거나 기후위기 대응에 자가용 이용 줄이기는 필수인데, 남산 혼잡통행료를 면제하고, 사모펀드로 흘러가는 버스회사 재정지원금은 방치하며 '기후동행'을 내세운다.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항' 국내여객터미널 조감도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항' 국내여객터미널 조감도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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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도를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명제는 이제 상식으로 통용된다. 그런데 어째서 도시 서울의 열기는 식지 않을까? 서울시정의 집행 내용을 보면 너무 당연한 결과다. 서울 행정은 2050탄소중립 목표에 필요한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 2050 서울시 기후행동계획과 서울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르면, 훨씬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데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한강을 파헤치고, 대심도 빗물터널을 뚫는다. 태양광 재생에너지 확대로 에너지 자립도를 올려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시장 스스로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 대책을 잘 집행한다고 과시하고 있다.

선언에 그치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

이런 식이다. "서울시, 국내 처음으로 '2050 온실가스 감축 추진계획' C40 제출", "2033년까지 서울시 온실가스 절반으로 감축하겠습니다!" 계획과 선언은 있다. 하지만 그 실행 결과와 평가는 잘 드러내지 않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어보인다.

들여다보자. 2021년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4479만톤)에 비해 2.6%(4591만톤) 증가했고, 2022년에는 4706만톤을 배출해 2020년, 2021년보다 또 늘었다. 그런데 서울시는 마치 온실가스 감축을 많이라도 한듯 2005년을 기준으로 2021년 배출량이 12.2% 감소했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다가 팬데믹 종식 후 다시금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있는 서울의 현실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잘하고 있다'는 오세훈 시장의 자족은 뻔뻔하다.

오세훈 시장은 주로 수사를 이용하고, 선언을 공포하고, 결과는 말하지 않는다. 또는 전체 맥락을 삭제하고 부분의 실적만 과장해 강조한다. 2022년 8월 관악구 반지하 참사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말이 뭐였는가? '반지하 제로' 선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기준, 반지하 23만8000가구 가운데 지상층으로 이주한 비율은 0.9% 그쳤다. 그리고 올해에는 2718호의 반지하 주택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실상을 보면 지상층 매입 수치까지 포함해 실적 부풀리기를 확인할 수 있다. 매입입대주택 수치는 또 어떠한가? 실적이 저조하자 실행력을 강화하는 대신 계획 자체를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00호로 축소해 실적 올리기 효과를 거뒀다.

기만적 '기후동행'에 맞서 서울을 바꾸는 시민의 행진에 함께 하자

"오세훈표 약자정책 대시민 약속 '약자동행지수' 첫 발표⋯주거⋅안전 민생 분야 상승"

과장된 성과 과시 일면에, 더 가난할수록 더 불안하고 더 고통스러운 기후재난을 겪는 서울시민들의 삶의 현실이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파리에서 열린 패럴림픽에 특사단을 꾸려, 국제사회에 서울시의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폐지 및 탈시설 조례 폐지 움직임, 지하철 시위에 대한 서울교통공사의 손해배상청구 등 탄압 상황을 알렸다. 지난 8월 7일 열린 반지하 폭우참사 2주기 추모 문화제에서는 여전히 "불평등이 재난"인 서울시의 상황에 대한 지적과 함께 기후재난, 주거권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8월 7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개최된 반지하 폭우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8월 7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개최된 반지하 폭우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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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 '성적'은 어떠한가.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 대책에서 자신이 선도자라고 과시하고 싶겠지만 서울시민의 판단은 다르다. 2023년 8월, 20세~69세 서울시민 총 125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에서 서울시 탄소중립 목표를 "현재 수립된 목표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6.2%였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더 이상 기득권 정치인과 일부 행정가의 손에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러니 모이자, 기후정의행진으로! 모이자, "기후위기와 기후재난, 불평등과 부정의에 맞서 우리 모두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원한다면! 우리가 모이면 이 세상은 변화할 수 있다! 이 세상의 정의로운 변화는 언제나 소수의 강자가 아니라 다수의 약자가 만들어왔다. 바꾸자!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오세훈#기후악당#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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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기후정의행진으로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고 녹색당의 기후정의 대안을 제시하는 녹색당 프로젝트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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